2014년 10월 20일 월요일

[교육개발웹진 2014년 가을호] - [KEDI소식]


‘교육분야 국제개발협력의 현재와 미래’ 주제로 2014 제1회 교육ODA 컨퍼런스 개최
6월 24일(화) 오전 9시 반, The-K 서울호텔에서 정부부처, 시·도교육청, 유관 연구기관, 대학, NGO, 민간기업 등의 ODA 관계자를 비롯, 교육 ODA에 관심이 있는 학생ㆍ시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분야 국제개발협력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2014 제1회 교육ODA 컨퍼런스」를 개최하였다.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며 아리랑TV미디어 등이 공동 시행한 이번 컨퍼런스는 우리나라 교육 ODA 정책 및 사업의 추진성과와 발전방안을 공유·홍보하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교육 ODA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토대를 구축하고, 교육 ODA 관련 이해관계자 간의 네트워크와 파트너십 형성을 통해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 CRM·BI협의회 선정, ‘2014 고객중심경영대상’ 「서비스부문」 수상
한국정보산업연합회 CRM·BI협의회로부터, 동 협회가 수여하는 ‘2014년 고객중심경영대상’ 「서비스부문」을 수상하였다. 서비스부문의 성과가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수요자의 만족도 제고와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중 ‘KEDI 온라인 설문조사시스템’은 다양한 표집기법을 활용할 수 있는 여론조사 대상자 DB를 확보하여, 온라인으로 수요자(학생, 학무보, 교육정책가)의 요구를 신속하고 정확히 수집, 다양한 통계분석 패키지(SPSS, AMOS, STATA, MPLUS, HLM, LISREL)를 통해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조사결과를 도출할 수 있으며, 이 결과를 통해 정부의 교육현안에 대응하고 수요자(학생, 학부모, 교육정책 입안가)가 가장 원하는 교육정책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북한의 사회문화 변화와 남북한 교육통합’ 주제로 제66차 KEDI 교육정책포럼 개최
7월 8일(화) 오후 3시, 서울중앙우체국 21층 국제회의실에서 ‘북한의 사회문화 변화와 남북한 교육통합’을 주제로 제66차 KEDI 교육정책포럼을 개최하였다. 김지수 한국교육개발원 통일교육연구실 연구위원이 ‘북한 교육 관련 법령 특성과 남북한 교육 교류 및 통합’을 주제로, 조정아 통일연구원 통일학술정보센터 소장이 ‘북한 청소년의 가치관, 인식 변화 실태’를 주제로 각각 발표하였다. 주제발표 후에는 김정원 한국교육개발원 통일교육연구실 실장의 진행으로, 박정원 국민대학교 교수, 유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박현선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김귀옥 한성대학교 교수, 서동원 한국교육방송공사 대외협력국 홍보부장 등이 지정토론자로 나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다. 이번 포럼은 변화하는 북한사회의 현실에 대해 함께 논의하면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효과적인 통일교육의 방향 및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담론의 장이 되었다

‘자유학기제를 위한 학교와 지역사회 협력방안’ 주제로 제5차 자유학기제 포럼 개최
7월 18일(금) 오전 10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관에서 ‘자유학기제를 위한 학교와 지역사회 협력방안’이라는 주제로 ‘제5차 자유학기제 포럼’을 개최하였다. 교육부, 경기도교육청과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포럼에서는 김민호 제주대학교 교육학과 교수가 ‘자유학기제를 위한 학교와 지역사회 협력방안’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 뒤, 임승호 서울시 성동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장과 이영교 경기도 신길중학교 부장교사가 교육지원청과 연구학교의 역할 및 협력 사례를 발표하였다. 이번 포럼은 주제 및 사례 발표를 통해 자유학기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학교와 지역사회의 역할 및 협력 방안을 탐색하고, 학교와 지역사회의 효과적인 연계 협력을 위한 방향과 과제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제안하고 논의하며 공유하는 장이 되었다.

교육부·인천시·인천시교육청과
2015 세계교육포럼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2015 세계교육포럼(World Education Forum: WEF)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업무분담 및 협력체제 구축을 위해 9월 5일(금) 오전 11시 인천시청에서 교육부·인천시·인천시교육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였다.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유정복 인천시장, 황우여 교육부 장관,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사진·오른쪽부터) 등 관련 기관 대표들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협약식은 교육부의 세계교육포럼 준비 경과보고에 이어, 황우여 장관, 유정복 시장, 이청연 교육감 및 백순근 원장의 인사말, 협약서 내용 설명 및 내용 발표, 서명,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되었다. 금번 업무협약의 체결로 협약기관들은 2015 세계교육포럼 행사의 운영지원, 행사 추진에 필요한 인력지원, 홍보계획 수립 및 대내외 확산 등을 위해 필요한 상호 협조체제를 구축하여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하였다.

[교육개발웹진 2014년 가을호] - [교육통계FOCUS] 계약학과의 개설 및 학생 현황

계약학과의 개설 및 학생 현황
엄문영 /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조사·통계연구본부 교육통계연구센터 연구위원
Ⅰ. 들어가며
정부는 최근까지 고등교육의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등교육의 질 제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방대학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서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대학 특성화(CK) 사업, 2단계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 제정 등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교, 산업대학 등에 산업체와 연계하여 설치되는 계약학과는 이러한 지방대학의 특성화 및 산·학·연 협력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2003년 기존의 산업교육진흥법을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면서 동법 제8조11 를 신설, 그 근거를 마련한 이후로 계속되고 있다. 아래에서는 산·학·연 협력의 적극적인 형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우리나라 계약학과의 현황을 개설 학과 및 재학생 수를 중심으로 최근 대학정보 공시의 2년간 데이터(2012~2013년)를 활용하여 분석하도록 한다.
Ⅱ. 계약학과의 개설 학과 및 학생 현황
계약학과 제도는 “산업체의 다양한 인력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여 산업체 맞춤형 인력 양성, 소속 직원의 재교육 및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을 국가·지자체·산업체 등이 대학과 계약으로 설치·운영하는 제도”이다(교육부, 「계약학과 설치운영 Q&A」, 2013, p. 2). 이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 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제8조 및 동법 시행령, 제8조, 제9조, 계약학과 운영요령 등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계약학과의 유형은 산업체 등이 향후 채용을 조건으로 특별한 교육과정을 대학에 두고 운영하는 채용조건형과 소속 직원의 재교육, 직무능력 향상, 전직교육을 위해 대학에 교육을 의뢰하는 재교육형의 2가지로 구분된다. 경비는 계약학과 운영을 위한 경비의 50% 이상을 산업체가 부담하도록 하고, 정원의 경우 재교육형은 별도의 제한이 없이 운영되고, 채용조건형은 전체입학 정원의 10% 이내에서 허용되고 있다.
1. 계약학과의 개설 현황
<표 1>은 계약학과의 2가지 유형인 채용조건형과 재교육형을 기준으로 학제·계열·취득학위별로 개설된 학과 수 현황을 제시하고 있다. 2012년의 경우는 채용조건/재교육 혼합형이 15개 학과로 존재했으나, 2013년에는 2가지 유형으로 단순화하여 학과 수가 집계되고 있다. 우선, 전체 계약학과 수는 최근 2년간 큰 변동 없이 재교육형이 약 85%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제별로는 대학에 개설된 학과가 가장 많았고, 전공계열은 인문·사회와 공학계열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에서 현장인력들의 재교육이나 채용을 위한 산업체 맞춤형 인력 양성이 본 제도의 주된 목적임을 고려할때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유형별로 볼 때, 공학계열은 채용조건형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인문·사회계열은 재교육형에서 공학계열보다 30% 이상 많이 개설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2013년 기준). 개설학과가 지향하고 있는 학위의 종류는 학사, 석사, 박사, 전문학사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 전반적인 고학력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2. 계약학과 유형별 입학자 현황
<표 2>는 위와 같이 개설된 계약학과에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는 지를 제시하고 있다. 최근 2년간 재학생 수는 재교육형에서 244명, 채용조건형에서 772명의 재학생 수가 감소하였다. 졸업 후 채용을 보장하고 산업체와 대학이 함께 교육과정 및 선발 기준에 대해 비교적 엄격히 학칙에 규정하고 있는 채용조건형의 학생 수가 37.4% 감소한 것은 학생을 선발할 당시의 2~4년 전 경제상황과 결부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재교육형 학생 수는 2012년의 경우 전체 학생의 82.8%, 2013년의 경우 89%로 증가하였고, 학제별로는 대학에 개설된 계약학과 재학생 수가 2012년 대비 약 5% 증가하였고, 전문대학 재학생 수가 7% 감소하였다. 계열별로 재학생은 공학과 인문·사회계열에서 각각 2%, 0.8% 감소하고, 미용, 레저, 패션, 영상미디어학과 등과 같은 예·체능계열 재학생이 2012년에 비해 1.8% 상승하였다. 취득 학위별 재학생 수는 고학력 지향이 계약학과 제도에서도 드러나고 있어서 석사과정 재학생의 비율은 감소한 반면, 박사과정은 오히려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였다.
Ⅲ. 나오며
계약학과 제도는 고등교육 교육과정이 산업체의 인력 수요에 좀 더 부응하고, 대학은 학생들의 취업과 전문성 향상을 위해 산업체의 인적 · 물적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적극적인 형태의 산·학·연 협력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2년간의 대학정보 공시자료를 통해 본 계약학과와 학생 현황에서 산업체의 인력 재교육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공학, 인문·사회계열의 4년제 대학에서 학사 이상의 학위과정 학생들이 대다수를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최근 2년간 박사과정에 개설되는 학과와 재학생 수가 대폭 늘어난 현상은 산업체와 대학의 연구개발협력 현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계약학과 근거 법령 명칭이 2011년 개정을 통해 ‘산학협력’에서 ‘산학연협력’으로 변경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향후 계약학과 제도에서 학사나 석사의 비중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사과정의 학과와 학생의 증가가 예상되고, 이는 대학이 가진 R&D 기능을 내실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개발웹진 2014년 가을호] - [현장르포] 거듭된 혁신, 쌓이는 성과… 괄목상대- 중앙대학교

거듭된 혁신, 쌓이는 성과… 괄목상대- 중앙대학교
김경숙 / 베리타스 알파 기자
중앙대학교는 2008년 두산그룹의 법인참여 이후 대학의 혁신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선뜻 대학들이 움직이지 못하던 시기, 중앙대는 선도적 주체로 대학개혁의 제대로 된 방향성과 올곧은 추진력을 선보였다. 박용성 이사장(두산중공업 회장)의 “이름만 빼고 가능한 한 전부 바꾸겠다”는 선언이 상징하는 혁신의 핵심은 대학에 기업의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었다. 교수와 교직원, 학생 등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고통을 수반한 혁신의 실험이 시작됐다. 급진적으로까지 비친 중앙대의 개혁을 놓고 교육계와 언론이 갑론을박을 벌이는 사이 중앙대는 묵묵히 혁신의 환골탈태를 거듭해 왔다. 교수연봉제, 기능형 부총장 제도, 학문단위 구조조정, 학생들의 엄격한 상대평가, 하나같이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전제로 한 강도 높은 조치들이었다. 시스템의 비효율성 개선, 성과와 역량 중심의 인사체계 도입, 신규 공간 확보… 7년째 대학운영 전반에 불어 닥친 혁신의 바람은 중앙대를 괄목상대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가시적 성과는 이미 속속 나오고 있다. 중앙대는 올해 대형 정부재정지원사업 4곳에 모두 선정,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공격적 체질개선의 질적 성과 ‘가시화’
중앙대의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새로운 혁신체제의 첫 졸업생이 작년 2월 졸업하면서 성과를 선보였다. 2011년 행정고시 전체수석을 차지한 데 이어 행정고시, 변리사 등 각종 고시에서 합격자 수가 급상승했다. 2013년 사법시험 16명(전국 6위), 공인회계사 53명(전국 6위), 행정고시 7명(전국 10위), 2014년 공인회계사 1차 117명(전국 4위)의 성과다. 각종 대학평가 순위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QS아시아평가 결과 2009년 114위에서 2013년 71위로 크게 오른 배경이다. 중앙일보 평가에선 2008년 14위에서 2013년 8위까지 꾸준히 상승세다.


중앙대의 혁신에 가장 실질적이고 빠른 반응은 언론의 순위 평가보다 입시생들로부터 왔다. 지원자 수는 매년 중앙대 사상 유례 없었던 규모로 확대됐고 국내 대학 중 최고 경쟁률을 수년 째 이어가면서 커트라인은 상승했다. 최근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 사이에서 중앙대의 주가는 크게 오른 상태다. 과학영재학교는 물론 과고, 외고, 국제고, 전국단위 자사고 신입생들이 크게 늘었고, 전국의 명문고에서 입학설명회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중앙대는 이미 수많은 ‘최초’의 기록들로 성가를 쌓아 왔다. 1947년 발행된 중대신문은 대학신문의 효시로 자리한다. 1954년엔 중대에서 대학 최초의 법대 모의재판이 개최됐고, 1957년엔 최초의 대학방송국인 UBS가 개국했다. 약학대학(1953년), 경영대학(1955년), 신문방송학과(1958년), 연극영화학과(1958년), 광고홍보학과(1974년)는 중대가 국내 최초로 개설한 학과다. 한국인 최초의 유네스코 여성고위직(최수향, 심리79), 한국인 최초의 세계스카우트 이사회 의장(이향복, 건축72), 한인 최초 미국 하원의원 배출(김창준, 법학55), 한인 최초 미국 경찰서장 배출(윤준원, 심리79), 통일부 최초 여성이사관(윤미량, 정치외교79), 가정법원 최초 여성부장판사(한숙희, 경제80) 외에 배우출신 박사 1호(배종옥, 연극영화63)도 중대에서 배출됐고, 영화 1,200만 관객 최초 돌파(강제규 연극영화81)도 중대 동문에서 나왔다.


분야별 전국 수위를 달리고 있는 중앙대 25만 명 동문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파워 동문’으로 중대의 높아진 위상을 입증하는 살아 있는 증거라 할 만하다. 현 국세청장 등 관계에 전국 4위, 법조에 전국 9위, 재계에 전국 6위, 정계에 전국 5위, 언론에 전국 3위, 금융에 전국 10위, 방송, 스포츠, 기타 분야에 전국 1위의 동문 파워다. 19대 국회의원 중 15명이 중대 출신이다. 문인과 약사, 관세사는 중대 출신이 가장 많은 분야다.


올해는 두산그룹이 학교운영에 참여한 이후 추진한 공격적인 체질개선의 질적인 성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중앙대는 대형 정부재정지원사업 4곳에 모두 선정,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올해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이하 LINC사업),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고교교육정상화사업),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사업), 수도권대학 특성화 사업(CK-Ⅱ사업) 등 4대 대형 정부재정 지원사업에 모두 선정된 것. 수주액만 총 567억 원에 달하며, 올해는 127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교육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된 고교교육정상화사업으로 우수 신입생을 유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ACE사업으로 교양교육과 전공교육 비교과교육 과정 등의 내실화를 기한다는 계획이다.
CK-Ⅱ사업을 통해선 강점 분야를 육성하며 LINC사업을 통해선 취업과 창업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시킨다. 입학, 교육, 졸업에 걸친 전 과정에서 최적의 교육과정 실현을 통한 최고의 학생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100주년을 맞는 2018년까지 10년을 목표로 용틀임을 시작한 중앙대의 혁신 드라이브는 이제부터일지 모른다. 그 동안 다진 시스템으로 혁신의 성과를 수확하는 동시에 그칠 줄 모르는 기세로 일궈낼 성과는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내최초 교수연봉제 학문단위구조조정 실행 ‘혁신의 전범’
중앙대가 일군 혁신 가운데 ‘학문단위 구조조정’이 첫손에 꼽힌다. 중앙대는 덩치가 큰 대학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복 학문단위를 재조정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창학 이후 최대 규모의 학문단위 구조조정은 연속되는 난관을 관통해 일궈낸 값진 결과다. 방만하게 운영되는 학문단위는 국내 대학이 안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지만 그만큼 반발도 심해 쉽지 않은 과정을 겪었다. 중앙대는 학생, 교수, 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이 모두 참여해 1년 이상의 논의과정을 거치면서 최종 개혁안을 도출했다.
그 결과 기존 18개 단과대학, 77개 학문단위를 10개 단과대학, 47개 학문단위로 재조정하는 ‘선택과 집중’ 체제를 완성할 수 있었다. 여기에 2015학년엔 시대변화에 걸맞은 두 개의 학문단위가 등장한다. 산업보안학과는 파격 혜택을 정부산하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소프트웨어 전공은 삼성전자, LG전자 입사가 보장되는 2015학년 신설학과다. ‘계열별 부총장제’라는 운영시스템의 개편 역시 성공작이었다. 대학본부에 권한이 집중된 이전 시스템에 비해 계열별 인사, 기획, 예산에 대한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학문단위의 특성을 살려 발전계획을 실현하기에 효율적이고 이상적인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기능형 부총장제’로 업그레이드하여 곧장 가시적 성과를 냈다. 중앙대가 주요 정부재정지원사업 4곳에 모두 선정된 것은 효율을 중시한 기능형 부총장제의 시스템이 큰 동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대학 최초로 도입한 ‘교수연봉제’ 역시 개혁의 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교수연봉제는 이전까지의 연공서열 중심 보상체계가 아닌 우수한 연구성과에 따라 보상을 차별화하는 제도다. 이찬규 교무처장은 “시행 초기에는 반발분위기가 없지 않았지만 현재는 교수들의 연구에 동기를 부여하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교수들의 연구실적을 말해 주는 논문게재 수가 두산법인의 법인참여 이후 SCI논문은 2008년 614편에서 2012년 1,025편으로 두 배 가까이, JCR논문은 2007년 542편에서 2013년 1,333편으로 두 배를 훌쩍 넘겨 뛰어올랐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정년보장제에 반영되는 동료평가는 중대의 연구경쟁력을 아시아 대학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튼실한 재정능력… 6년 간 법인전입금 1580억 원
대학의 살림도 풍족해졌다. 두산그룹 법인참여 이전인 2007년 6억 원 수준 이전이었던 법인전입금은 2009년 이후 해마다 300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693억 원에 달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 간 법인전입금은 1580억 원에 이른다. 탄탄한 재정능력으로 등록금 의존율은 2007년 74%에서 2013년 60%로 떨어진 반면, 장학금 지급율은 2007년 4.5%에서 2013년 32.3%로 크게 늘었다.
전임교원 수가 2007년 866명에서 115% 늘어난 997명이나 되지만, 같은 기간 교원 1인당 연구비는 5700만 원 수준에서 8400만 원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의대를 가진 대학이 대학병원을 운영한다는 사실은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중앙대병원은 1968년 중구 필동에서 개원, 2004년 흑석동에 위치한 중앙대 옆 자리로 이전한 상급종합병원이다. 두산그룹으로 재단이 교체된 후 2011년 용산병원이 통합되면서 중앙대병원은 870개 병상 규모로 급성장했다. 중앙대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응급의료기관평가’에서 2007년부터 4년 연속 최우수등급을 획득했고, 2012년에는 ‘대한민국보건산업대상’ 종합대상으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과 더불어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주최한 ‘고객중심경영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2012년엔 적십자 간호대학과 합병을 이뤄 국내 최대 규모의 간호대학을 출범시키면서 전통 강호 약대와 함께 의·생명분야의 3각 체제를 마무리했다.


두산그룹 법인참여 이후 2,100억 수준의 대대적 시설투자는 허름했던 캠퍼스 주변 지형 자체를 바꾸는 상전벽해를 이뤄냈다. 제2병동 신축, 중앙도서관 리모델링, 약대와 R&D센터 신축, 기숙사와 퓨처하우스 신축이 잇따라 이뤄졌다. 특히 R&D센터와 기숙사, 퓨처하우스 신축엔 1,027억원, 중앙도서관과 파이퍼홀 리모델링 및 증축엔 201억 원이 투입됐다. 교사면적은 2007년 15만5771㎡에서 2013년 26만870㎡로 두 배 가까이 확장됐다. 2016년 7월 완공을 예정으로 1,171억 원을 투입, 지상 12층, 지하 6층, 연 면적 7만3898㎡ 규모의 100주년 기념관 신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교사확보율은 현재 114.3%에서 준공 후 152%로 크게 늘어난다. 100주년을 맞는 2018년까지 ‘학문단위 구조조정’ ‘교육연구 경쟁력 강화’ ‘경영관리 효율화’의 총체적이고 구체적인 발전계획을 추진중인 중앙대가 겨냥하는 정상은 더 이상 국내가 아닌 게 분명하다.
수험생 친화적 리더십… ‘착한 대학’
중앙대가 수험생과 학부모를 보듬는 손길은 특별하다. 일방향적인 홍보활동에 몰두하는 대신 면대면으로 현장과 소통하는 데 들이는 정성이 세심하기 이를 데 없다. 상위권 대학 중 단연 돋보이는 ‘논술 가이드북’의 수준과 ‘모의논술 일대일 첨삭’에 중앙대 교수들이 합심해 들이는 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올해는 ‘학생부전형 가이드북’의 제작•배포로 한 발 앞선 행보다. 학생용과 교사용을 구분해 제작, 풍부한 사례 제시와 작년 입시결과 제공으로 수험생의 실질적 이해를 돕는다. 과거 논술 가이드북이 그래왔듯 내년부턴 타 대학의 정보제공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브라운 백 미팅’은 현장중심의 세심한 소통자세를 대변한다. 거점지역을 방문해 소수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면대면 토론을 통해 입시개선의 방향을 잡는 중앙대만의 신개념 설명회다. 대규모 설명회도 진행하지만, ‘브라운 백 미팅’ 특유의 규모를 줄이고 부담을 덜어낸 부드러운 분위기 덕에 자유로운 의견개진과 원활한 소통이 특징이다. 2016학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에 대한 지원방안까지 대학 차원에서 벌써 마련한 사실은 남들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시야를 넓히고 선도하는 중앙대 입학처 면모의 단면이다. 교육부의 ‘2014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중앙대가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되어 30억 원의 사업비를 수주한 데 역시 이견을 찾기는 어렵다.
‘파격혜택’ 갖춘 특성화학과(BIG7) 즐비
중앙대엔 주목해야 할 학과들이 있다. 바로 중앙대의 ‘미래선도 학문단위’들이다. 중앙대는 과감한 학문단위의 구조조정을 통해 미래형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학교경영에 참여하면서부터는 법인과 대학의 역량을 집중한 특성화학과의 신설이 우수인재 유치에 동력으로 작용했다. 경영학부 글로벌금융, 공공인재학부, 국제물류학과,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융합공학부 등 Big5 특성화학과는 학부별 파격적인 장학혜택과 산학연계교육 등을 기반으로 사회와 시대가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들의 산실로 급성장했다. Big5 특성화학과 모두 수시 학생부전형과 논술전형 합격자 중 수능성적 상위 50%와 정시 일반전형 합격자 전원에 대해 4년 전액장학금을 지원한다. 여기에 2015학년에 야심차게 신설되는 산업보안학과, 소프트웨어 전공의 합류로 Big7 특성화학과 체제가 완성되었다. 역시 파격혜택을 자랑한다. 경쟁률이 이미 상한가인 특성화학과는 6년제로 바뀐 약학부는 물론 광고홍보학과, 사진학과, 문예창작과, 연극영화과 등 전통적 인기학과들과 함께 수험생의 열망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특히 Big5 특성화학과 중 국제물류학과와 에너지시스템공학부는 도시계획부동산학과와 함께 지난해 입시부터 서울캠퍼스에서 모집을 실시, 인기가 급상승했다. 올해 404명을 선발하는 경영학부는 국내 최대규모의 위용이다.


중앙대의 Big7 특성화학과 중 특히 2015학년에 신설하는 ‘소프트웨어전공’과 ‘산업보안학과’는 2015 대입의 판도를 흔들 정도의 위력을 감지케 한다. 첫 신입생 선발을 앞두고 있는 상황임에도 이미 수험생들 사이에선 선망의 학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학과 모두 파격적인 장학혜택과 선 굵은 전망으로 입시계 화제로 부상해 있다.


소프트웨어전공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 입사를 보장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다. 실무형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 현장 중심의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해 운영되며 중앙대는 이미 삼성전자, LG전자와 업무협약을 마친 상황이다. 컴퓨터공학부 내 특성화전공 성격으로 2015학년에 40명을 선발해 대학 측에서 2년 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2학년 2학기에 진행되는 양사의 채용 프로세스를 거쳐 최종 합격한 학생은 3~4학년 기간 삼성전자와 LG전자로부터 전액 장학금을 받고, 졸업 후 입사하게 된다.


산업보안학과는 기존 계약학과의 제1강자로 거론되고 있는 고려대 사이버국방을 위협하는 존재다. 최근 정보보안과 관련한 전문인력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관련 전문가 양성을 위해 신설했다. 혜택은 현재 정부 산하기관과 논의 중이며 수시합격자 중 수능성적이 상위 50% 이내에 들면 4년 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정시합격자는 전원 4년 전액 학비를 면제해 주는 것을 기본으로 굉장히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과고/영재학교 중심의 고대 사이버국방과 달리 중앙대는 일반고 출신에게도 문호를 크게 열었다는 측면에서도 수험생 입장에선 반길 얘기다. 서울캠퍼스 경영경제계열에 속하며 컴퓨터공학/법학/심리학/경영학 등을 융합교육한다.

[교육개발웹진 2014년 가을호] - [현장르포] MICE 산업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 서울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

MICE 산업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 서울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
우인제 / 서울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 교감
서울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는 1958년 개교 이래 현재까지 약 33,000여 명의 여성 실업인력을 배출하여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기여해 오고 있으며, 2007년 국내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MICE산업의 인력을 양성하는 특성화고로 전환하였다. 그동안 국내 최초 컨벤션고교라는 타이틀과 함께 컨벤션기획, 커뮤니케이션, 전시경영 및 외국어교육의 강화를 통해 MICE분야의 인재양성을 위한 튼튼한 기초를 닦아 오고 있다. 나라 사랑과 바른 예절 교육을 통해 인성이 잘 갖춰진 글로벌 여성리더 양성의 요람으로 명성을 높여가고 있는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의 교육활동에 대해 알아본다.
창의인성교육, 짝선•후배제도(Buddy System),
학교 스포츠활동을 통한 인성지도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전농동에 자리한 해성국제컨벤션고의 교문을 들어서면 웅장한 대리석 교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대학캠퍼스에서나 볼 수 있는 학교 건물과 넓은 운동장, 정돈된 등교 길, 그리고 교육청,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 캠퍼스가 하나로 연결되어 교육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교문을 들어서면 뭔가 특별한 느낌을 받아요. 다른 학교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안정감, 편안함 같은 거라고 할까요. 처음 방문인데도 한 집에 사는 식구들처럼 학생과 선생님들 모두 밝고 정답게 서로 인사를 합니다. 다른 학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정겨움이 있습니다.”라고 방문객들은 말한다. 이런 평가는 해성국제컨벤션고만의 특색 있는 창의인성교육과 학생들의 높은 학업성취 욕구가 함께 하기 때문일 것이다.
매주 1회 전교생이 참여하는 창의인성교육은 학생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인물의 삶 공유,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명인사 초청강연, 재학생 주제발표 등으로 구성하여 전교생이 하나 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다. 학교 전통으로 이어오고 있는 짝선•후배제도는 1~3학년 학생 3명이 한 팀이 되어 학교생활, 진로문제, 교과지식 등에 대해 선배들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신입생들이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이다. 또한 전교생이 참여하는 체육대회도 1~3학년 같은 반이 팀이 되어 반별 응원전, 치어리딩, 피구경기, 줄다리를 실시하여 상호 배려와 단결심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매년 한국카네기센터의 우수한 강사진을 초빙하여 조직 내에서의 인화 ·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고, 나아가 조직 내의 리더로서의 소양을 쌓아가는 수업을 방과 후에 실시하고 있어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사회에 진출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기초소양, 컨벤션, 외국어교육, 현장학습 등을 연계한 교육과정 운영
해성국제컨벤션고의 교육과정은 기초 소양교육을 위한 보통교과, 전문기능 및 지식함양을 위한 전문교과, 그리고 외국어교과로 나뉜다. 보통교과는 중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1,2학년에 주로 편성하여 전문교과 이수에 필요한 탄탄한 기초를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전문교과는 컨벤션교과, 일반 상업교과, 컴퓨터, 회계교과로 주로 2-3학년에 편성되며 기초교육을 바탕으로 현장업무를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지식과 기능을 겸비할 수 있는 교과다. 의사소통능력의 향상을 위해 외국어교과의 비중을 높여 타 학교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영어를 중심으로, 일어, 중국어 교과를 1~3학년 전 학년에 편성하여 별도의 사교육 없이 실용외국어 구사와, 실무외국어 지식 습득을 가능토록 하였다.
현장체험 학습은 코엑스, 킨텍스 등과 같은 컨벤션센터와 전시 박람회 및 이벤트 장소에서 실시한다. 세계지식포럼 현장학습. 서울국제교육포럼 진행요원, MICE산업대전, 해성글로벌리더십캠프 운영, 홍콩·마카오 컨벤션센터 행사 참여 등 국내·외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MICE 행사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여 교과에서 학습한 내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체험학습을 실시한다.


또한 MICE 산업전, 진로직업 박람회에 직접 학교 부스를 운영하여 실무를 익히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지식과 실무를 바탕으로 대학생들도 취득하기 힘든 컨벤션기획사 자격증시험에 도전하여 매년 많은 학생들이 자격증을 취득해 컨벤션전문기획가로 관련 모임에 당당히 참석하고 있다. 또한 동덕여대가 주관한 ‘2013 동덕 MICE 모의 유치전’에서 여러 대학팀을 물리치고 해성컨벤션고 학생팀이 최우수상과 장려상을 수상하여 향후 MICE업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학계 및 관련업체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학교재단, 동문, 교사들의 아낌없는 지원과 신뢰로 취업률 100%,
최고의 진학률 달성
2014년 2월 해성국제컨벤션고 졸업생 진로현황은 취업 112명(51.6%), 진학 101명(48.4%)이었다. 취업희망자 112명 모두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금융기관, 중견기업, 해외호텔 등에 100% 취업하였다. 특히 취업정착률(취업후 계속근무률) 100%로 졸업생들은 관련분야에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다.


대학 진학의 경우 진학생의 77%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서울 및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에 합격하여 취업과 진학 모든 면에서 타 학교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같은 결과의 배경에는 학생들을 위한 재단, 동창회, 교사의 헌신적인 노력과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선 해성문화재단(학교재단)은 매년 250명의 학생들에게 학교운영지원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며, 동문선배 및 재직교사도 동창회장학금, 교직원장학금 등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학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전교생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쾌적한 학습환경을 위한 재단의 아낌없는 시설투자로 학생들 스스로 해성국제컨벤션고가 최고라는 자부심과 애교심을 갖게 되었으며 이같은 사랑과 배려는 학업성취도의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주제로 전교생이 참여하는 경시대회 및 전문가 특강
신입생오리엔테이션 소감문대회, 해성미소컨테스트, 해성포토폴리오경진대회, 경제골든벨대회, 교내창업경진대회, 창의아이디어대회, 한식상품화대회, 창의경영경제캠프, 교내영자신문기고대회, 가장무도회경연대회, 해성펜글씨대회, 홍콩·마카오컨벤션센터 견학 발표대회, 교내MICE경진대회, 차세대경영자캠프, 해성소논문대회, 관광통역안내대회, 수학올림피아드대회, 기악경연대회, 중국어‧일본어 동화구연대회, 모의토익대회, 학교홍보 UCC 대회 등 별의별 대회를 다 한다고 할 정도로 매년 50여 개가 넘는 대회를 준비하고 치르는 학생들로 학교 안팎은 언제나 활기가 넘치고 있다. 일부 학생만을 위한 대회가 되지 않고 전교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주제를 다양화하고 대회 준비를 돕기 위한 특강이 수시로 열려 재능과 흥미를 성장, 발전시켜 가고 있다. 해성국제컨벤션고는 특성화고임에도 불구하고, 201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서울지역 전체 고등학교 중 7위(외국어고, 과학고 제외), 2011년 20위(외국어고, 과학고 포함), 2010년 대학수학능력시험 동부지역 1위를 달성하였다.
혁신 TF팀 운영을 통한 새로운 발전 모색
해성국제컨벤션고는 지금까지의 교육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컨벤션특성화고로 더욱 발전하기 위한 혁신 TF팀을 구성하여 우수 학교 벤치마킹을 실시하고 그에 따른 본교의 장단점을 파악한 뒤 각 TF팀마다 혁신과제를 선정하여 이를 시행하고 매월 마지막 금요일 학교혁신협의회를 거쳐 실천여부를 파악하고 차기 목표에 대해 다시 도전하는 과정을 정기적으로 갖는다. 서울시교육청의 직업•학업 병행제도(선취업 후진학)에 맞춰 학생들의 직업기초능력 달성을 위한 지원계획, 교수·학습 방법 개선계획, 산업수요맞춤 교과 재편성 및 교육과정 개편 계획, 학부모 및 학생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방과후학교 활동계획, 그리고 지역사회, 산업체와의 연계 협력 방안 등 5가지 중점 추진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와 함께 학교교육의 중점을 외국어, 리더십, 스피치, 프리젠테이션 및 컨벤션 전문교육으로 설정하고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글로벌 리더 양성에 매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 동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 MICE산업을 이끌고 대외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조할 차세대 MICE 인력을 배출하고 있는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의 무한한 발전을 기대한다.
1)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MICE산업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 ‘굴뚝 없는 황금산업’으로 불리며 새로운 산업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개발웹진 2014년 가을호] - [현장르포] 기본에 충실한 교육, 꿈이 자라는 학교 – 대전 대화중학교

기본에 충실한 교육, 꿈이 자라는 학교 – 대전 대화중학교
황선명 / 대전 대화중학교 교장
교육의 기본으로 돌아가자
대전 대화중학교는 대전광역시 대덕구 오정동에 위치한 학교로, 광역시 소재 학교임에도 전교 13학급 434명의 학생들이 생활하는 소규모학교이다. 동시에 기초생활수급자 24명, 차상위계층 19명, 한부모가정 자녀 20명, 경제적 곤란가정 자녀 73명으로 경제적 어려움과 학부모의 교육적 관심의 결여로 보살핌이 필요한 학생들의 비율이 높아 기초학습능력이 부진한 학생들이 많은 편이다.


이러한 보살핌이 필요한 학생들의 행복한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학교장으로서는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길만이 해답임을 오랜 교육경험을 통해 확신하게 되었다.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학교 교육이 해야 할 과제는 교육의 본질에 충실하는 것이며, 교육의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기초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기초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정규수업시간이 충실해야 한다. 정규수업시간이 충실하기 위해서는 가르치되, 잘 가르쳐야 한다. 가르치되, 잘 가르치는 것은 학생 스스로가 학습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학생 스스로가 학습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이해하기 쉽게, 깨닫기 쉽게 가르쳐야 한다.


이를 위해 올바른 학교 교육에 많은 시사점을 준 권재술 교수의 ‘교육의 본질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방법을 학교에 적용하였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이것이 단위학교 교장으로서 학교의 교육을 바로 잡는 공교육의 미래라 확신한다. 어떤 교육이나 쉬운 것은 없다. 그러나 기초는 교육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다. 운동경기에서도 그렇고, 학문을 함에 있어서도 그렇다. 교육은 기초가 잘 되어야 한다. 기초 교육은 개인차가 적으며 대부분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가능하다. 또한 기초는 확실하게 자기주도적으로 몸에 배이도록 될 때까지 반복적이고 철저히 교육해야 한다.


그러나 학교 교육현장에서 기초교육이 되지 않는 것은 교사가 그 내용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즉 교사는 학생이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데 그 원인이 있다. 따라서 대화중학교는 교육의 기본으로 돌아가 다음과 같이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초·기본교육 충실로 공교육이 살아 숨쉬는 ‘으뜸행복학교’
학교 교육의 내실화를 통한 공교육 강화의 일환으로 “교육의 기본으로 돌아가자” 라는 슬로건 아래 학생들의 기초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교육다지기 정규수업을 통해 교과별 기초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울러 학생의 학습능력에 따라 맞춤형 수준별 수업(2+1+1)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즉 학습자 중심교육을 위해 교과별 또래 학습 멘토링제 운영, 과목반장을 활용한 학업성취 도달 확인 형성평가 실시, 무학년 자기주도적 학습반 운영 등을 하고 있다. 또래 학습 멘토링은 현재 72팀(144명)의 멘토-멘티 학생들이 그날 배운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고 확인해 주는 방식의 학습기부 활동이다. 성공사례로 3학년 오○○ 학생(멘토)과 진○○ 학생(멘티)의 성과는 놀라울 정도이다. 멘티 진○○ 학생의 영어, 수학성적은 지난해 중·하위권이었으나, 올해에는 약 30~40점 이상 향상되었으며, 멘토 오○○ 학생은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다지는 기회를 가졌다. 또한 과목별 반장이 학업성취 도달 확인 형성평가문항을 매일 아침 제시하고, 학생들이 노트에 풀고 난 후 설명해 줌으로써 학습동기 유발의 기회를 제공하고 면학분위기를 조성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학업성취 도달 확인 형성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글을 읽어 내용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능력은 기초학습능력에 매우 중요하므로 이를 위해 모닝독서반 및 e-NIE 독서지도 선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무학년 자기 주도적 학습반은 방과 후 자율적으로 도서관에 모여 독서활동 및 자율학습을 실시하여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신장하고, 독서습관의 형성을 통해 집중력과 사고력 향상의 효과를 독려하고 있다.
또한, 머리만이 아니라 가슴과 영혼까지도 따뜻한 체험과 실천중심의 인성교육, 창의적인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꿈과 끼를 키우는 진로교육 등을 통해 우리 교육자 모두가 학생들에게 희망을 일구고 키워주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체험과 실천중심의 인성교육
학교장은 오전 7시 40분이면 어김없이 전 교실을 순회하며 ‘굿 모닝 아이러브 유! 플리즈 싯 다운, 오픈 더 북!’이라는 영어 인사와 함께 학생들을 격려하며 독서를 권장한다. 또한 학교폭력예방 선도학교(어깨동무학교) 운영을 통해 사제동행 등반 및 축구대회, 영화관람, 폭력예방 체험학습, 생일파티 등의 행사를 실시하면서 학생들에게 건전한 공동체의식 및 배려심을 함양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의 흡연 문제 해결 차원에서 자율금연캠페인을 통한 흡연학생 제로화 운동을 실시하여 전교생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금연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창의·인성을 함양하는 ‘Daehwa Best Class’를 운영해 매 학기말 전 학급별로 상·벌점 결과, 학급관리 및 청소상태 등의 학급경영 전반을 평가하여 최우수 및 우수 학급에 대해 표창장 및 상품을 증정하고 있다. 또, 지역사회와의 결연활성화로 2011년부터 올해까지 (주)삼진정밀(대표이사 정태희)과 새로남교회(담임목사 오정호)로부터 4년 연속 ‘Happy School! 학교사랑 결연 협약’을 맺어 6,400만 원을 기부 받아 교육활동 및 저소득층 학생 급식비로 지원하였다. 이렇게 나눔을 받은 학생들이 나눔의 고마움을 깨닫고, 다시 나눔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창의적인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실천 배움터
전국 최강의 카누부는 창단 이래 꾸준히 좋은 성과를 거두었으며, 창단 3년 만에 제42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메달(C-2 500m 경기)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리고 2014학년도 제16회 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배 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에서는 소규모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준우승이라는 자랑스러운 실적을 거두었다. 또 대전 최강의 과학탐구반 운영을 통해서도 2014학년도 대전광역시 청소년과학탐구대회 기계과학탐구부문 금상(2학년 김석중, 전국대회 출전), 2014학년도 대전광역시 청소년과학탐구대회 탐구토론부문 동상, 2014학년도 학생과학탐구올림픽 과학탐구실험대회 동상, 2014학년도 6월 탐구학습장 과학체험탐구대회 금상 1명, 은상 2명, 동상 7명의 수상 실적을 거두었다. 이와 더불어 매일 아침시간(08:30-8:50)을 활용해 학급 수대로 총 13종(435권)의 양서를 선정하여 학급별 윤독을 실시하는 ‘모닝독서활동’, ‘e-NIE 독서지도’ 등을 통해 언어능력의 신장과 함께 올바른 인성과 정서 교육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꿈과 끼를 키우는 진로교육
학생들의 진로탐색능력을 신장하기 위해 진로직업체험활동(교육청진로직업체험의 날, 대한민국 산업체 직업탐구 진로체험활동 등 7개의 맞춤형 프로그램) 및 진로캠프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진로직업멘토 특강(정보통신분야 대한민국 명장, 대전MBC라디오 DJ, 대전지방법원 판사, 변호사, 국세공무원, 소방공무원, 신문기자, 과학자, 컴퓨터프로그래머, 구호활동전문가, 직업군인 등)을 학생 1인당 평균 4시간씩 실시하고, 진로동아리활동(대전지방법원에서 재판 과정 견학 및 판사와의 대화 실시, 대전MBC방송국에서 프로그램 제작과정 견학, 대전정부청사, 대전광역시의회 견학 등)을 통해 직업세계 탐색 기회를 제공하여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진로탐색의지 함양을 위해 힘쓰고 있다.
공교육의 미래 경쟁력 확보는 현재진행형
‘교육의 본질은 무엇인가?’, ‘학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학교장은 누구인가?’, ‘교사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등은 교육현장에서 늘 고민해야 할 화두이다. 이러한 화두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위학교의 책임자인 학교장의 교육철학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대화중학교는 학교장의 오랜 교육현장 경험을 토대로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도덕적이고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가 우선되어야 하며, 교육의 기본으로 돌아가 ‘교육의 본질인 기초교육을 철저히 하는 것’이 학교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확고한 신념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교육의 비전을 구성원들에게 명확히 제시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합리적인 경영을 통해 ‘활기 넘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학교 교육에 있어 교과 지도와 인성 지도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를 균형 있게 굴림으로써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바른 인성 세우기를 목표로, 교사에게는 희망의 원천이 되고, 학생에게는 희망을 일구고 키워주는 학교 교육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오늘도 대화중학교식 기초·기본교육의 실천은 현재진행형이다.

[교육개발웹진 2014년 가을호] - [현장르포] 연구하는 교사의 힘으로 모두를 품는 인성교육 - 제주 동화초등학교

연구하는 교사의 힘으로 모두를 품는 인성교육 - 제주 동화초등학교
정은수 / 한국교육신문 기자
“그동안의 인성교육 프로그램 소감을 써 붙이도록 했는데 한 아이가 ‘행복 좋아하시네’라고 썼습니다. 처음에는 화를 내려다 행복교육을 한다는 교장으로서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에 ‘네가 얼마나 섭섭한 게 많았으면 이랬겠니. 널 위해 기도할게’라고 답장을 써서 붙였습니다. 그랬더니 이 아이가 ‘꽃씨’할 때 ‘씨’하고 ‘손발’할 때 ‘발’을 써가지고 왔습니다. 바로 이런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예전 같으면 이 아이를 잡아와서 단단히 교육시키는 것이 교육방침이었겠지만 얼마나 결핍이 있었으면 이랬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 아이를 품었습니다. 그런 후 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송상홍 제주 동화초 교장이 인성교육 사례 발표를 듣기 위해 찾아온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 연계 정책워크숍 참가자들에게 꺼내든 이야기는 인성교육을 거부한 사례였다. 마치 우수 사례가 아닌 실패 사례 같아 보였지만 송 교장이 찾은 동화초인성교육의 방침은 이렇게 교육을 거부하는 아이들까지 포함해 ‘모두를 가슴에 품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명칭도 뒤처지는 학생 없이 모두 품고 가자는 뜻에서 모두 태우고 언덕길을 함께 오르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완행버스 인성교육’ 이라고 붙였다.
교과와 연계한 교육과정 재구성
수업시간·교육효과 동시에 확보
동화초의 완행버스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예절행 완행버스 △창의행 완행버스 △꿈행 완행버스 △행복행 완행버스 등 네가지로 구성돼 있다. 인성교육의 목표를 예절, 창의, 꿈, 행복으로 설정한 것이다. 각각의 목표는 달라도 모든 프로그램의 공통된 원칙은 실천 가능한 내용을 교과와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칙에 따라 네 가지 프로그램 중 핵심인 ‘행복행 완행버스’ 프로그램은 학년군별로 발달단계에 따른 각 차시의 주제에 관련 있는 교과와 연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 교과를 연계한 교육과정은 일회적이고 단시일적인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벗어날 수 있는 방편도 됐다. 교과를 연계한 만큼 교과 수업 시간을 활용해 10차시로 구성된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2학년군의 어울림프로그램은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소통하는 데 중점을 뒀다. 국어와 창체를 재구성해 의사소통 5차시, 공감 5차시로 교육과정을 꾸렸다. 3~4학년의 행복나무 프로그램은 학교폭력에 대한 실천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고 10시간을 구성했다. 마찬가지로 국어와 창체 수업 시간을 활용했다.
5~6학년의 행복수업 프로그램은 행복의 원리에 대한 보다 추상적인 접근에서 시작해 일상생활의 실천까지 이어지도록 국어, 도덕, 창체를 활용했다. 예를 들어, 행복의 의미에 대한 수업은 국어와 연계했다.
수업의 도입은 코스타리카와 우리나라의 행복지수에 대한 신문기사 모음을 제시해 기사문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 국어교과 수업을 하는 동시에 행복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했다. 그 이후에는 행복했던 순간에 대한 글을 쓰고 발표를 하는 활동이나 행복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쓰게 해 쓰기, 말하기, 어휘를 배우도록 하는 과정에서 행복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게 했다. 정기적으로 여러 차시에 걸쳐 인성교육을 하니 학생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동화초는 1학기 완행버스 인성교육을 마치고 학교 복도에 공간을 마련해 그동안의 성과물을 전시했다. 자신들의 작품을 보던 학생들은 한 학기 교육의 느낌을 묻자 “우리학교는 행복을 강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행복은 내 마음 속에 있는 것”, “친구와 함께 하는 것” 등으로 행복에 대한 인식을 갖고 행복에 대해 나름대로 정의하고 실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의 역량과 아이디어 한계
연구하는 교사 공동체로 극복
동화초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또다른 장점은 일부 학급이 아니라 학교 전체에 같은 프로그램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모든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마음건강 워크북’을 협의를 통해 만들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했을 때 효과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교사는 없지만 10차시에 달하는 분량의 수업을 제각각 재구성한다는 것은 교사 개인에게도 부담이고, 학급 간의 교육 내용에도 격차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송 교장과 김경빈 교사가 2013년 서울대에서 하는 행복수업 연수를 받았다. 송 교장은 받았던 연수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교내연수를 준비해 네 차례에 걸쳐 연수를 했다. 교사들의 공감대가 먼저 바탕이 돼야 성공적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각 교실에서 프로그램을 적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교사들은 분과별 협의를 거쳐 각 학년군별로 워크북을 자체 제작했다. 워크북은 1~2학년군은 50쪽 정도, 3~4학년군과 5~6학년군은 80쪽에 달했다. 이렇게 교원들이 함께 학교 전체에 일반화할 수 있도록 만든 구체적인 교육자료는 모든 학급에서 동일하게 시행할 수 있어 한두 명의 교사 개인의 역량과 특수성에 기댄 교육 프로그램에 비해 훨씬 효과적이었다.
교사들의 협력은 단순히 워크북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매 차시를 시행하기 전 사전협의회를 해서 방향을 잡고, 사후 협의회를 통해 개선의 여지를 고민했다.
분노의 건강한 표현을 목표로 하는 어울림프로그램 2차시 수업 전에는 “화나는 실제 경험을 얘기해 실제 생활 장면에서 학습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1차시 때 활용한 ‘나도! 그래’ 푯말을 활용해 화나는 경우에 대한 공감이 되도록 하는 것도 좋다”, “도입부분에서 읽은 책을 정리 부분에서 한 번 더 읽어주면 학습목표를 내면화하는데 효과적이다”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수업을 마친 후에는 학생들이 언제 화나는지 알 수 있었다든지 학생들이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생각보다 잘 생각해냈다는 경험을 나누기도 했지만 분노를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구체적 문구를 교실에 직접 게시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는 등 수업의 효과를 지속시킬 방안도 제시됐다. 고홍현 동화초 교사는 “그동안 수업을 평가한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도 워크북의 내용도 개선해서 새로 만들 계획”이라며 “교사들이 함께 협의한 내용이 반영돼 학교 실정에 맞는 수업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동네 문화행사가 된 4대 축제
지역사회·학부모도 함께 참여
행복행 완행버스 외에도 꿈행 완행버스도 눈에 띈다. 진로교육에 초점을 둔 꿈행 완행버스는 학년별 워크북을 제작해 연간 10시간 이상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지역사회와 연계한 동화 4대 축제를 운영하는 점이 두드러진다. 동화 4대 축제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야영과 지역사회가 어우러진 문화제, 운동회, 과학축제로 운영된다. 문화제의 경우 노인복지회관 등과 연계해 콘서트 형식의 문화제를 하는 형태다. 이 때 학생들만 공연을 하지 않고 지역사회 주민 모두에게 공연의 기회를 열었다. 인근 아파트의 기타동아리 연주나 친척들과 함께 꾸미는 무대도 선보여 온 마을이 함께하는 축제가 됐다.
과학 축제도 자동차 정비 등 과학기술 관련 직업을 가진 지역 주민들이 각각 부스를 차려 학생들에게 진로체험의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모두의 인성교육도 한 사람부터
송 교장, 수년간 인성교육 지속
동화초의 인성교육은 학부모, 지역사회가 진로교육에 참여하고 전 교원이 모여 연구하며 행복수업을 하는 ‘모두의 인성교육’은 한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작할 때는 한 사람의 의지가 중요하다.
창의행 완행버스 프로그램 중 하나인 ‘시로 아침을 여는 나팔꽃 학교’는 동화초의 대표적인 창의·인성교육 프로그램이다. 시인인 본인의 특기를 살린 송 교장이 부임하면서 시작한 ‘동시 배달’이 해를 거듭하며 교사와 학생들의 호응을 받아 교육과정에 들어온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에 등교하면 자신이 직접 만드는 시화집에 시를 창작하거나, 암송하고 감상한 시의 감상화를 그린다. 이렇게 한 학기가 지나면 모든 학생이 자신만의 시화집을 갖게 된다. 이를 통해 공감과 소통 능력을 키워주는 감성교육과 시 창작을 통한 창의성 교육을 하고 있다.
고홍현 교사는 “수업 시간에 시 관련 단원을 가르칠 때면 확실히 프로그램의 효과를 느낀다”며 “학생들이 시를 감상하는 안목이나 창의력이 남다르다”고 교육효과에 만족했다. 학생들도 “시를 외우니까 암기력이 늘고 고운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했다. 사실 인성교육을 교과와 반드시 연계해야 한다는 생각도 송교장의 지론이다. 이 때문에 행복수업 외에도 수업이 중심이 되는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 수석교사를 중심으로 한 교수법 연수나 인성과 행복의 요소를 반영한 수업지도안 구안도 강조하고 있다. 송 교장 자신도 시 감상 수업과 5학년 행복수업을 직접 진행한다. 시감상 수업은 교사들을 위해 시범 수업을 직접 하기도 했다


송 교장이 진행하는 5학년 행복 수업시간. 그가 직접 지은 ‘골목길’ 동시를 갖고 시 감상법과 시 창작법 강의를 들은 후, 학생들이 그린 감상화를 살펴봤다. 한 학생이 골목길을 혼자 걸어가는 아이 모습을 그렸다. 무슨 뜻인지 묻자 “골목길을 혼자 걸어가는 아이를 그렸는데, 혼자 걸어가는 모습이 너무 쓸쓸하고 외롭게 보여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고 했다. 이렇게 직접 진행하는 수업에 대해 송 교장은 “자투리시간에 인성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은 교사 개인이 열의가 크면 효과를 거둘 수도 있겠지만 일반화하고 확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교육과정 속에 녹아 있어야 수업과 연계될 수 있고, 수업과 연계해야 확실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인성교육은 허공을 치는 것과 같다”며 “교육과정 재구성해 녹여내지 못하면 공염불이 되기 쉽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의 인성교육이 결실을 맺는 모습을 보며 송 교장은 “아이들에게 행복을 가르치면서 나도 행복해졌다” 며 “시 감상이나 행복수업처럼 감성으로 접근하는 패러다임이 향후 우리 교육의 키워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육개발웹진 2014년 가을호] - [교육연구최전선을가다] “21C 인재강국 DNA 우리가 만든다”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

“21C 인재강국 DNA 우리가 만든다”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
서예원 /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 소장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놀랍게도 모두가 다른 모습을 지녔다. 현재 세계의 인구 수는 대략 70억인데 이들은 단 한 명도 같은 외형이 없으며, 비록 쌍둥이라 하더라도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제각각인 인간의 겉모습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적 능력의 다양성을 가늠할 수 있는 치명적 단서를 제공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능력, 재능, 잠재력 역시 드러나는 외형의 상이함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영재교육은 바로 이 같은 인간능력의 다양함에 대한 진지하고 치열한 성찰을 바탕으로 교육의 이상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각기 다른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영재교육은 일반적 교육환경에서라면 사장되거나 개발되기 어려운 재능을 충분하게 발휘· 성장하도록 돕기 위한 분명한 교육적 의도를 가지고 있으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미래사회의 부와 번영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교육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어떤 영역이든 탁월한 재능과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이 ‘뛰어난 소수자’라는 이유로 적절한 교육기회를 박탈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는 사회경제적 배경이나 신체적, 문화적 차이 등으로 학습의 어려움을 겪거나 공정한 학습기회를 얻지 못하는 소외 학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와 일치한다. 특정 분야에서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탁월한 재능을 일반 정규교육으로 충족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의 성장, 발전을 도모하기는 커녕 방치하거나 소멸하게 내버려 두는 것은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 어느 측면으로 보아서나 대단한 손실이며, 교육이 해야 할 역할과 기능에 문제가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증거라고 하겠다(서예원 외, 2013).


우리나라는 이 같은 영재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0년에 ‘영재교육진흥법’을 제정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우수한 인재를 발굴, 육성하기 위한 체계적 영재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2003년도 시작 초기 19,974명으로 0.3%가 채 되지 않았던 영재교육 대상자는 2013년도에는 121,421명으로 1.87%로 증가하였고 교육분야도 수학, 과학은 물론 인문, 발명,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다(한국교육개발원, 2013). 영재교육이 더욱 발전하여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육성의 탄탄한 초석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현실감 있는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구체적이고 지속가능한 현장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는 바로 이 같은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설립된 전문적 중앙 영재교육연구원으로서 국가 차원에서 실시되는 영재교육의 내실화와 효율적 추진을 돕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다. 이 글에서는 대한민국 영재교육 정책 수립과 교육 지원의 중심,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를 소개하고자 한다.
Ⅰ. 영재교육연구센터 설립 및 운영의 법적 근거
영재교육연구센터는 영재교육 관련 연구·개발 및 지원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영재교육진흥법 및 동법 시행령에 의거하여 교육부 장관에 의해 지정된 연구기관이다.
<표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한국교육개발원에 설치된 영재교육연구센터 설립의 법적 근거는 「영재교육진흥법」 제15조 및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 제38조 제1항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본 센터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첫걸음은 이미 1987년도에 시작되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30여 년 전, 우리 교육을 선도하는 한국교육개발원 내에는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영재교육연구실이 생겨났던 것이다. 이것이 모태가 되어 2002년도에는 교육부 지정 영재교육연구원으로 거듭나게 되었고 현재 국가 영재교육을 이끌어 가는 최고의 국가기관으로서 본격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영재교육진흥법에 명시된 본 센터의 구체적 업무는 다음과 같다.


영재교육진흥법 제15조에 명시된 바에 따라 본 센터는 영재교육과 관련된 기초 및 정책 연구를 중심으로 교육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데, ‘미래주도 창의인재 육성 및 지원’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국가 영재교육의 활성화와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센터 구성원 모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Ⅱ. 영재교육연구센터의 주요 기능
전국 차원의 영재교육 추진을 총괄 지원하기 위해 본 센터가 수행하는 기능은 매우 다양하고 폭넓지만 핵심적인 기능은 대략 다음의 4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겠다.


첫째, 영재교육을 선도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된 기초 연구를 수행한다.
특히, 정부가 타당하고 신뢰로운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적 추진과제를 발굴하는 기능에 역점을 두며,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이나 새로운 교육방법 등 영재교육의 질을 높이고 미래 교육의 지향점을 제안하는 기초 연구를 실시한다.


둘째, 수요자 중심의 종합적인 교육 지원을 강화한다.
영재교육 대상자 측면에 있어서, 그 수와 영역이 증가함에 따라 대상자의 연령, 분야, 배경 등을 고려한 선발도구 개발과 보급은 물론, 각 특성에 따른 교육과정과 교수학습자료에 대한 현장의 요구가 크다. 본 센터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영재교육을 실시하기보다는 영재교육의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 다양한 영재교육 영역과 대상자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영재교육 담당 교원 측면에 있어서 교원의 전문성을 최대한 신장시킬 수 있도록 참신하고 수준 높은 연수과정을 개설하고 운영한다. 이 밖에도 실제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을 위한 평가·컨설팅을 지원하고, 영재교육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학부모 대상 교육자료를 개발·보급하는 등 영재교육의 다양한 직·간접적 관련인을 위한 지원 기능을 수행한다.


셋째, 영재교육 관련 정보 체계화를 통한 영재교육 활성화를 도모한다.
본 센터는 ‘영재교육종합데이터베이스(GED: Gifted Education Database)’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정보시스템을 구축·관리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 제28조 2항에 근거하여 만들어졌는데, 이를 통해 영재교육에 관한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영재교육 기관별 문서 또는 수기 형태로 관리되어 관련 정보의 수집과 활용이 어려웠던 과거의 고질적 문제점을 일시에 해소하였다. 영문 줄임말인 ‘GED’로 불리는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통해 본 센터는 영재교육 정책과 연구를 위한 체계적 데이터를 축적·보급하고 있으며, 영재교육 알리미, 종합자료실, 교사추천선발시스템 등 하위 시스템을 통해 학생, 학부모, 교원, 연구자 등 다양한 대상에게 실제적 도움을 제공하여 영재교육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넷째, 국내외 연계협력의 허브 기능을 발휘한다.
국내 최고의 영재교육연구기관으로서 본 센터는 관련 기관들과 효율적인 연계체제를 확립하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의 영재교육 전문가와의 네트워킹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영재교육 분야에서 국내외 교류와 협력을 선도하는 일은 본 센터가 수행하고 있는 중요한 기능의 하나로 꼽힌다.
Ⅲ. 영재교육연구센터의 주요 과제
영재교육연구센터는 최근 국가적 영재교육 추진을 위해 5년 단위로 수립되는 최상위 문서인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에 따라 연구 및 사업을 조직, 수행하고 있다.
2014년도 연구 및 사업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영재교육 추진 계획을 담고 있는 ‘제3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에 따라 구성되었는데, 크게 5대 분야와 17개 추진과제로 이루어져 제3차 계획의 효율적 추진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둔 본 센터의 추진 과제는 다음과 같다.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재교육연구센터에서 2014년 한 해 동안 행해지는 연구와 사업 과제는 국가 영재교육 계획의 전 분야를 포괄할 만큼 다양하고 방대하다. 연구와 사업과제의 재원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정부출연금인 국고, 17개 시·도가 각기 분담하여 공동의 사업을 실시하는 시·도분담금, 시기상황적으로 중요하고 시급한 당면과제에 초점을 맞추어 한시적으로 부여되는 특별교부금 등이 있다. 이러한 재원을 토대로 본 센터가 수행하고 있는 주요 추진과제를 제3차 종합계획의 5대 분야에 따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꿈·끼를 키우는 영재교육 기회 확대를 위해 전국 차원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영재를 선발하기 위한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도구를 개발한다. 최근에는 특히, 과도한 사교육으로 인해 ‘만들어지고 연습된’ 능력이 아닌 타고난 재능을 가려내기 위한 ‘교사관 찰추천선발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도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둘째, 영재교육기관 운영 내실화를 위해 중앙 차원에서 현장의 영재교육기관 운영 및 교육 실태를 파악하고 미시적, 거시적 지원 및 정책을 마련하고자 학계 및 교육 전문가를 주축으로 한 중앙영재교육컨설팅단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셋째, 수요자 중심의 영재교육과정 제공을 위해 영재교육 프로그램과 관련된 기초 연구는 물론, 실제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현 시점에서 본 센터가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역점 과제이다. 본 센터는 우리나라 최초로 수립되는 ‘과학예술영재학교’의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중대한 일을 하고 있으며, 영재교육 전반의 질을 높이고 체계적 교육을 도모하기 위해 연차 계획 하에 ‘국가 영재교육 프로그램 기준’을 개발하고 있다. 2014년도 과학 기준 수립과 인문사회 내용체계 개발을 시작으로 향후 수학, 인문사회, 예술 프로그램 기준이 본 센터에서 개발될 예정이다. 더불어, 영재의 재능이 현실에서 꽃피울 수 있도록 실제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진로직업 프로그램도 개발 중에 있다.


넷째, 우수교원 확보·지원 강화를 위해 영재교육 담당교원 직무연수를 운영하는 것은 본 센터의 자랑이 되고 있다. 본 센터는 이미 지난 2009년 ‘국가 영재교육연수원’으로 지정된 바 있으며, 지역 차원에서는 할 수 없는 고도의 심화된 교원 연수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하고 이를 브랜드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본 센터의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이 현장을 선도하는 연수 모델이 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바이다.


다섯째, 안정적인 발전기반 구축을 위해 교육부 정책담당자와 시·도 영재교육 행정가들이 함께 모여 영재교육 관련 현안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개선점을 찾아가는 협의체를 구성·운영하는 한편, 영재교육 관련 홍보자료도 개발·보급하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GED는 우리나라 영재교육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Ⅳ. 영재교육연구센터의 미래
지금까지 본 센터의 설립 근거를 시작으로 주요 기능과 추진 과제를 소개하였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가 하는 일이 보통 중요한 일이 아니며 본 센터가 축소되거나 없어진다면 상상할 수 없는 큰 혼란과 막대한 현장의 타격이 있을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영재교육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곱지 않다. 다른 이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는데, 이러한 소수 특정 집단에게 더욱 시혜를 베푼다는 식의 편견은 영재교육의 추진을 어렵게 만든다. 또 이와는 반대로 나의 자식이 영재성이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실제로 그렇지 않은데도), 사교육을 통해서라도 영재교육 수혜자가 되도록 과도하게 경쟁하는 현상 역시 해결하기 어려운 난관으로 작용한다. 영재교육 본연의 목적과 취지에 따라 개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국가 영재교육연구원이 담당해야 할 역할과 과제가 무궁무진하다.


현재 본 센터는 해당 분야의 전공 박사, 석사 등 전문 인력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적은 예산과 인력에도 불구하고 영재교육의 핵심적 연구와 현장지원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영재교육은 전체 교육분야로 본다면 매우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중요성에 있어서는 어떤 분야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창의적 미래 인재 육성에 대한 국가적 교육 비전이 영재교육이 가지고 있는 놀라운 가치와 중요성을 조명하여, 그 중대한 과업을 추진하는 중심에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가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미래를 기원한다.

[교육개발웹진 2014년 가을호] - [정책과현장] 올 2학기부터 ‘선행학습’ 금지 … 추진방향과 과제

올 2학기부터 ‘선행학습’ 금지 … 추진방향과 과제
조재익 / 교육부 공교육진흥과 과장
(상황 1)
정부 : 올해 9월 12일부터 학교 안에서 선행교육을 하거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행위를 할 수 없게 됩니다.
A : 무슨 말이야?
B : 선행학습금지법이 만들어졌다던데.
A : 뭘 금지한다고?
B : 선행학습이니까. 먼저하는 학습, 그러니까 예습이네.
A : 그럼, 법으로 예습을 금지한다는 거야?
B : 그러게 말이야. 학교에서 공부를 못하게 하는 법이 만들어졌다는 거네.
(상황 2)
교사 : 질문 있습니다.
교육부 담당자 : 말씀하시죠
교사 : 선행학습금지법에 따르면 교사가 선행교육을 하면 징계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일 아이가 질문을 했을 때, 공교롭게 그 내용이 다음 학기에 배울 내용이라면,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것도 선행교육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학생의 질문에 답하는 경우에도 이 법에 따라 징계를 받나요?


사람들의 우려와 같이 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법이 만들어진 것일까? 과연 위 교사의 우려처럼 아이들에게 알려 주는 것만으로도 징계를 받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예를 들어 말한다면 이렇다. 어떤 고등학교에서 아래와 같이 교육과정을 편성했다고 하자.
이 학교는 교육과정 편성과 공시를 통해 수학Ⅰ 과목을 1학기 동안 가르치겠다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공표를 했다. 즉, 수학Ⅰ 시간에는 수학Ⅰ 내용을 가르치겠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수학Ⅰ을 2달 만에 진도를 모두 나가고 수학Ⅱ 과목 내용을 1학년 1학기에 수업을 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진도를 나갔다.
즉, 이제 수학Ⅰ 시간에 진도를 나간 수학 Ⅱ 과목 내용은 2학기 수학 Ⅱ 시간에 제대로 가르쳐지지 않는다. 이 경우를 이 법에서는 선행교육이라고 규정하고 규제를 한다. 또, 1학년 1학기 수Ⅰ 기말고사에 수Ⅱ 내용을 출제하면 이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행위가 되어 규제 대상이 된다. 반면, 학생이 1학년 1학기에 2학기 내용인 수학 Ⅱ를 공부하는 것은 선행학습이지만, 이 법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 법에서는 학생의 선행학습을 규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이 선생님께 질문하는 경우에 선생님이 답변을 해 주는 것으로 징계되는 일이 없음은 물론이다.


이 법을 둘러싼 여러 오해에 대해 다소 장황하게 답변을 했다. 이 법은 우리가 학생을 교육하면서 일반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지키도록 하자는 법이다. 물론 정부가 이러한 비상식적인 우려에 대해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하느라고 했지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법은 일부 사람들의 생각처럼 비상식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이제부터 이 내용을 설명하고자 한다.
올 2학기(9월 12일)부터 학교 내에서 선행교육을 하거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평가를 할 수 없게 된다. 고입과 대입(논술 등 대학별고사) 등에서도 이전 단계 학교급의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지켜 출제와 평가를 해야 한다. 지난 2월 20일 국회에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공교육정상화법」)이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법률이 통과된 후 「공교육정상화법 시행령(안)」입법예고, 권역별 법안 설명회 등을 통해 학교 현장으로부터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오늘은 『교육개발』을 통해 그 동안 일선 학교 선생님과 학부모에게 들었던 기대와 우려에 대한 답변, 앞으로의 계획을 알리고 실무 담당자로서 몇 가지 부탁을 하고자 한다.
Ⅰ. 학교 교육과정 정상 운영 … 특별법 제정의 취지
우리나라에서 사교육은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선행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사교육은 더욱 심각하다. 사교육비 부담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먼저 출발(선행)하는 학생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학교가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어렵게 된다는 점이다. 선행학습을 받은 학생들이 많아지면 선생님은 이미 학생들이 수업내용을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수업을 하거나, 줄 세우기를 위해 일반적인 학교수업으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출제하도록 암묵적인 강요를 받게 된다.
이는 다시 학생들에게 학교수업만으로는 시험준비가 곤란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사교육에 참여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여기에 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고교 입학전형과 대입 전형의 논술·적성·구술시험 등은 선행교육과 선행학습을 더욱 부추기는 작용을 한다. 이런 이유로 교육기관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선행교육과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요인을 규제하여 학교에서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만들고자 하는 것이 특별법 제정의 취지이다.
1. 법 제정 추진 경과
○ 국회 교문위 소속 강은희 의원, 이상민 의원이 각각 법안 발의(2013. 4월)
○「공교육정상화법」국회 본회의 의결 : 2014. 2. 20.
○「공교육정상화법」공포 : 2014. 3. 11. (시행일 2014. 9. 12.)
○「공교육정상화법 시행령(안)」입법예고 : 2014. 4. 10. ~ 5. 20.
○ 권역별 의견수렴회(설명회) : 2014. 4. 16.~ 5. 16.
○ 매뉴얼 집필 및 발간 : 2014. 6월 ~ 8월말
○ 「공교육정상화법」 및 「동법 시행령」시행 : 2014. 9. 12.(예정)
2. 의견 수렴
입법예고 기간(2014년 4월 10일부터 5월 20일까지)이었던 4월 30일부터 5월 16일까지 6회에 걸쳐 권역별로 선생님들의 의견을 들었다. 선생님들은 이 법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선행’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고 ‘징계’ 등 제재의 위험 부담 때문에 교육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많이 제시하였다.
“이 법이 학생이 예습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는데...”
“아이들이 다음 학기 내용을 질문했을 때, 그것을 가르쳐 주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인가요?”


우선, 오해다. 이 법은 학생의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법이 아니다. 학생의 예습을 금하는 법이 아니다. 학생은 예습도, 무엇이 바람직한 학습인가는 별론으로 하고 심지어 선행학습도 할 수 있다. 다만, 학교 내에서만이라도 학교가 가르치겠다고 안내(공시)한 내용을 차근차근 가르치고 가르치지 않은 내용은 시험에 출제하지 말자는 것이다. 학생의 질문에 대해 선생님이 답하고, 가르쳤다는 이유로 선생님이 징계 받는 일은 없다.
3. 특별법 주요 내용
이 법은 크게 세 가지를 규제하고 있다. 우선, 학교가 정한 ‘교육과정’과 다르게 진도를 빨리 나가서 다음 학기 내용이나 다음 학년 내용을 미리 가르치는 것, 즉 선행교육을 금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수1 교과에서 실제 수1 내용은 두 달 만에 진도를 마치고 수2를 가르치는 것을 금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 법은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출제 및 평가’를 금하고 있다. 심화 문제 정도가 아니라 다음 학기, 학년에 편성된 교과 내용을 미리 공부를 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 심지어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내용의 문제를 출제하는 행위를 금한다는 것이다.(실제 일부 중학교에서는 변별이라는 미명하에 고교 수학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학교가 입학전형을 실시하면서, 대학이 논술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면서 이전 학교급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보통의 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교육활동은 규제되지 않는다. 누가 보더라도 이상한 경우를 규제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초․중등교육법령이나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집 등에 포함되어 있다. 초‧중등교육법 제23조 제1항에는 “학교는 교육과정을 운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학교가 스스로 편성한 교육과정을 준수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규정이다. 교육계에 있는 모두가 교육과정은 준수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선생님들은 왜 그렇게 묻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이 법 제정 과정에서 선생님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 법이 처음부터 ‘선행학습 금지법’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학습을 금지’한다는데 법 내용이 눈에 들어오겠는가? 이 점에 대해서는 실무 담당자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더 열심히 더 자주 일선 학교 선생님들을 만나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4. 시행령(안) 제정 추진
「공교육정상화법」이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시행되기 위해서는 법에서 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에 위임한 세부적인 내용과 법 시행에 필요한 절차를 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 이 내용을 선생님들이 볼 때에는 시행령이 제정된 이후일지 모르겠다.)
4월 10일부터 5월 20일까지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와 권역별로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을 모시고 설명회와 토론회를 개최하여 의견을 수렴하였다. 여기서 나온 의견을 검토·반영하여 시행령(안)을 확정한 다음, 규제심사와 법제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시행령이 제정되는 것이다.


또한, 법에 정해진 주요 내용(제도)들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보다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매뉴얼’*도 마련하고 있다. 학교 실정이 충분히 고려되고 보다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시·도 교육청과 학교에서 실제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교원들로 집필진을 구성하여 집필 작업이 진행 중이다. 8월 11일부터 8월 28일까지 7차례에 걸쳐 매뉴얼 시안을 가지고 학교 현장의 의견을 듣고 있다.
* 이 매뉴얼에는 학교 교육과정 편성 시 유의사항, 교육청의 학교 교육과정 편성 지원 및 검토·환류 체계, 학교 교육과정 운영 및 평가
(출제) 점검 방향, 선행학습영향평가 절차, 관련 FAQ 등이 담겨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학교 현장은 어떻게 바뀔까?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많은 학교들은 사실 특별히 바뀔 것이 없다. 즉, 학교에서 편성한 학교 교육과정대로 수업이 이루어지고, 가르친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지켜 학생을 평가를 하는 것, 입시에서도 그렇게 되도록 하는 것이 이 법이 목적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학습하고 학습한 내용을 평가하며, 이것이 입시와 연계되면 선행학습, 선행교육의 필요성은 점차 사라질 수 있다는 긍정적 기대도 해 본다. 또한 학생들을 가르치고, 문제를 출제해서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도 보다 좋아질 것이다.


그동안 지적되어 온 것처럼 이미 배운 것을 전제로 가르치거나, 배우지 않은 내용이나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의 출제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신뢰관계 형성을 어렵게 한다. 배우지 않은 내용이 시험에 출제되면 어떻게 선생님의 수업을 믿을 수 있겠는가? 굳건한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선생님의 진심 어린 조언이나 지도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운 범위와 수준에서 평가가 이루어지면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 보다 돈독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Ⅱ. 교실을 지금보다 조금 더 교실답게
끝으로, 「공교육정상화법」은 학교 현장을 강제하고 옥죄자는 법이 아니다. 교실을 지금보다 조금 더 교실답게, 당연한 것이 당연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것이다.
물론, 「공교육정상화법」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만능열쇠는 아니다. 학교 안에서만이라도 선행교육과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요소를 하나하나 줄여 나가자는 것이다. 사교육 해소와 그 원인이 되는 지나친 경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학교, 학부모뿐만 아니라 사회 모두의 노력과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학벌보다 능력중심의 사회가 되어 학생들이 가진 여러 잠재능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일에서부터, 마음 놓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도록 사회보장을 강화하는 것까지 어른들의 용기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자녀와 학교를 믿고 기다리는 학부모의 용기도 기대해 본다.
[ 참고 ]
「공교육정상화법」의 주요 내용
가. 학교의 장은 학생이 교과용 도서의 내용을 충실히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선행교육에 대하여 지도·감독하여야 하며,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이에 관한 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함(법 제5조).


나.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 및 방과후학교 과정에서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평가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학원, 교습소 또는 개인과외교습자는 선행교육을 광고하거나 선전하여서는 아니 됨(법 제8조).


다. 학교의 입학전형은 해당 학교 입학 단계 이전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서는 아니 되고, 동 입학전형에 대한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실시(법 제9조).


라. 국립학교 및 대학의 선행교육 또는 선행학습 유발행위 여부 등에 대한 심사·의결을 위하여 교육부 장관 소속으로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법 제11조).


마. 학교의 선행교육 또는 선행학습 유발행위 여부 등에 대한 심사·의결을 위하여 시·도교육감 소속으로 “시·도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법 제12조).


바. 교육부 장관 또는 교육감은 교육관련기관이 선행교육을 하거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행위를 한 경우 시정이나 변경을 명할 수 있고, 교육관련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지정된 기간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관련 교원 징계, 재정지원 중단 또는 삭감, 학생정원 감축, 학급 또는 학과의 감축·폐지 또는 학생 모집 정지 조치 등을 할 수 있음(법 제14조).

「공교육정상화법 시행령 제정(안)」의 주요 내용
가.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 유발행위 금지 범위(안 제3조)
입학 예정 학생을 대상으로 한 초·중·고등학교의 반배치 고사에서 입학 이전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하여 평가하는 행위 등을 금지함.


나. 입학전형 영향평가 실시 대상 학교 및 입학 전형 시 반영 금지사항 등(안 제4조)
1) 특성화중학교, 특수목적고등학교(과학계열, 외국어계열, 국제계열), 자율형사립고등학교 등의 입학전형은 그 내용과 방법이 해당 학교 입학 단계 이전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함.
2) 이러한 학교가 입학전형을 실시한 경우에는 최종 합격자 발표일부터 20일 이내에 입학전형이 선행학습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 및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의 반영 계획을 매년 2월 말일까지 교육감에게 제출하도록 함.


다. 대학 등의 입학전형 영향평가(안 제5조)
대학별고사가 선행학습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영향평가 결과를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 반영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고등교육법」제2조에 따른 대학 등의 장이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영향평가의 결과 및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의 반영 계획을 매년 3월 31일까지 해당 대학 등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하여 공개하도록 함.


라.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 및 시ㆍ도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의 구성ㆍ운영 (안 제6조부터 제12조까지)
1) 교육부 장관 소속으로 두는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의 위원장은 교육부 장관이 임명하거나 위촉하도록 하고, 부위원장은 위원장이 지명하도록 하며, 해당 위원회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ㆍ의결을 위하여 위원의 제척ㆍ기피ㆍ회피 규정을 둠.


2) 교육감 소속으로 두는 시ㆍ도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의 위원을 시ㆍ도교육청 소속 관계 공무원, 교육과정 등 관련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 등 중에서 임명하거나 위촉하도록 하고, 위원의 임기는 2년으로 하되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시ㆍ도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의 구성ㆍ운영에 관한 사항을 정함.


마. 시정 또는 변경 명령 미이행 시 행정처분 기준 등(안 제14조, 제15조 및 별표)
1) 교육관련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교육부 장관 또는 교육감의 시정․변경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교육관련기관의 장이 교육공무원인 경우에는 「교육공무원법」 제50조에 따른 징계위원회에 고의 또는 중과실은 중징계의결을, 착오 또는 경과실은 경징계의결을 요구하도록 하고, 해당 교육관련기관의 장이 교육공무원이 아닌 경우에는 「사립학교법」 제62조에 따른 징계위원회에 해당 임면권자를 거쳐 징계의결을 요구하도록 함.


2)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대학 등의 장이 대학별고사를 실시할 때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 또는 평가한 경우로서 이에 대한 교육부 장관 또는 교육감의 시정․변경 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고, 사안이 중대한 경우에는 해당 대학 등의 장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와 별도로 총 입학 정원의 10퍼센트 범위에서 모집정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위반행위별로 개별 행정처분의 기준을 정함.

[교육개발웹진 2014년 가을호] - [포커스] 교육계 갈등, 원인 분석과 대책

교육계 갈등, 원인 분석과 대책
박남기 / 광주교육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I. 서론
교육계 갈등이 사회의 화두가 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이 시기에 여러 요인으로 인해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교육계 집단 간, 개인 간의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고, 나아가 충돌이 잦아졌다(박남기, 2004). 2010년 교육감 직선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부터는 교육계 집단 간의 갈등이 교육부와 교육청 사이의 갈등 양상으로 바뀌었다. 우리 사회 전반의 갈등이 장기화되다 보니 합리적인 갈등관리 시스템과 문화가 언젠가는 만들어지리라던 기대마저 점점 희미해져가는 것 같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혼란의 시대를 거치면 반드시 새로운 질서와 체제가 만들어지고, 갈등도 지금보다는 더 원만한 방법으로 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글에서는 지면 제약을 핑계 삼아 원인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보다는 현실 갈등 사례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하여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교육계 갈등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원인 분석 및 대안에 대해서는 박남기(2004; 2008)등을 참고하고, 제1기 직선 교육감과 교육부 사이의 갈등 원인 및 해결책에 대해서는 박남기(2011)를 참고하기 바란다.
II. 제1기 직선 교육감 시기의 갈등
2010년 전국단위로는 처음 실시된 교육감 직선 결과 전체 16개 시․도교육감 중에서 중앙정부와 일부 노선을 달리하는 여섯 명의 진보교육감이 당선되었다. 여섯 명에 불과했지만 진보교육감의 영향을 받는 학생들이 서울과 경기를 포함하여 총 57%에 이르게 되어 이들의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변화는 교과부가 예상하지 못했던, 예상했더라도 예상보다는 훨씬 큰 변화였던 것 같다. 이러한 변화된 상황 속에서 신․구세력 간의 충돌이 아주 컸다. 교과부와 지방교육자치단체 사이의 갈등은 이명박 정부 시기 내내 이어졌다.
<표 1>에 정리된 교과부와 교육감 사이의 정책 갈등 중에서 교원능력개발평가의 경우를 살펴보면 첨예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2011년 2월 22일, 국무회의에서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개정령이 심의·의결됨에 따라 3월 신학기부터 전국적으로 동일한 형식 아래 전면 시행되었다. 하지만 교육감들은 평가결과 활용을 미미하게 함으로써 평가를 무력화시키고자 한 것으로 판단된다. 2014년도 8월에 광주·전남교원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실시한 결과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한 부담은 크게 느끼지 않는다고 하였다. 2014년 8월 광주교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광주·전남 교사 15인을 대상으로 교원평가에 대한 심층토론을 실시하면서 파악한 결과임. 그동안 익숙해진 탓도 있지만 평가 결과가 자신들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체계적인 교원평가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교원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는 교육감들이 공감하지 않을 경우 결국 무력화될 수밖에 없음을 이 사례는 잘 보여주고 있다.
교육감 직선제 이전에는 중앙정부의 정책에 대해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오는 교육감이 없었으며, 설령 반기를 들었더라도 간선제에 의해 선출되었기에 독단적인 권한 행사에 한계를 느꼈을 것이다. 그렇지만 유․초․중등학교 교육에 대한 많은 권한이 교육감에게 위임된 상태였기 때문에 교육부는 수립하여 내려보내는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중요한 정책을 모두 교육청 평가 지표에 포함시키고 평가 순위를 재정지원과 연계시킴으로써 정책 목표 달성을 유도했다. 또한 평가 결과는 언론 공표를 통해 교육감의 차기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교육청은 교육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보다는 정책의 성공적 집행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시․도는 교육부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성공적이었다(이종재·박남기 외, 2007). 그러나 직선 교육감 시기부터는 교육감 스스로가 선거공약을 내걸고 이를 토대로 당선되기 때문에 자신이 내건 선거공약과 교육부의 정책이 상충할 경우 교육청 평가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반발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교육부가 교육청과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법적 권한을 행사하여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할 경우, 양적 지표로는 정부의 정책목표가 달성된 것처럼 보이겠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달성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유․초․중등학교 현장을 변화시키기 위한 정책일 경우, 교육부와 교육청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힘으로 밀어붙이는 대신 교육청과의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여야 한다. 만일 필요하고 타당함에도 불구하고 특정 교육감이나 중앙정부의 이념적 성향 때문에 그 정책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대국민 토론회라도 열어서 정책의 타당성에 대한 공감과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을 밟아야 할 것이다. 제1기 직선 교육감 시기의 교육부와 교육청 사이의 갈등은 상황변화에 대한 부적응과 법과 제도의 미비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직선을 통해 선출된 교육감은 간선시기의 교육감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의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게 되고, 선거과정에서 자신의 공약을 내걸기 때문에 설령 그 공약이 중앙정부의 교육철학과 상치되더라도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중앙정부와의 갈등도 불사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중앙정부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한 점이 있다.
이미 대부분의 초․중등교육행정권을 지방교육자치단체에 위임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거두어들일 수도 없는 중앙정부로서는 이러한 상황변화를 받아들이고 진보교육감들을 대화상대로 받아들여야 했으나 그리하지 못한 결과, 갈등이 지속되었다. 나아가 이명박정부가 끝나고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중앙정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외 교육부와 교육청 사이에 첨예한 갈등을 보였던 학생인권조례, 무상급식, 방과후학교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대부분이 진보교육감들이 주장하던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러한 상황은 제2기 직선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 교육감의 완승으로 이어졌다.
III. 제2기 직선 교육감 시기의 갈등
2014년 교육감 직선제 시행 결과 진보 성향 후보들이 17개 시·도 중 13곳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두었다. 이들은 노선을 같이 하며 교육감협의회 등을 통해 교육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중앙정부와 교육감 사이의 갈등 시도 노력에 따라 교육계 갈등 양상은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서는 갈등이 완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1. 2014년 교육감 선거 결과에 대한 언론의 상반된 시각
6.4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이 17개 시·도 중 13곳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두었다. 진보진영 교육감 압승의 원인과 유권자 표심에 대한 해석,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한 입장이 언론의 성향에 따라 크게 나뉜다. 보수언론은 진보진영 압승의 가장 큰 원인을 ‘보수 분열’이라고 보고 있고, 진보언론은 그 원인을 ‘세월호 참사’ 및 그동안 진보교육감이 거둔 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표심 해석에서도 보수 언론은 ‘진보교육감 대부분이 30%대 득표율’로 이겼기 때문에 기존교육제도를 뒤집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하고 있고, 진보 언론은 ‘입시경쟁에 염증 난 부모들 교육 패러다임 바꾸라는 명령’이라고 하고 있다. 향후 전망에서도 보수언론은 ‘학교현장의 혼란과 갈등에 따른 교사·학생·학부모의 피해를 강조하고 있고, 진보언론은 혁신학교 확대 및 고교체제 변화에 대한 기대를 보이고 있다. 내놓은 대책에서 보수언론은 마찰과 혼란을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하고 있고, 진보언론은 “교육현장에서 시민들이 보여준 압도적 지지와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고 하고 있다.
시사저널이 시행한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다른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응답률이 낮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보수와 진보 양진영이 일방적으로 내놓은 선거 결과 의미 해석보다는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시사저널이 여론조사 전문 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6월11~12일 전국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임의번호걸기(RDD) 자동 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함. 간단히 요약하면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 전체 국민의 60% 이상은 교육감을 뽑을 때 각 후보자의 보수·진보 성향과 정책을 고루 따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감 후보 선택 기준을 ‘보수냐, 진보냐 하는 성향’으로 꼽은 이가 전체의 33.1%였고, ‘각 후보의 정책’을 눈여겨본 유권자는 32.6%로 집계됐다. ‘후보 개인의 품성’(18.9%)이나 ‘인지도’(5.5%)는 그리 중요한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김지영·노진섭, 2014).
갈등관리를 위해서는 선거 결과에 대한 해석을 새롭게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보수 분열이 가져온 결과라고 하는데 이러한 분석은 조금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를 대표하는 후보는 존재하지만 진보가 아닌 여타 세력은 아직 형성되지 못했고, 그 세력을 대표하는 후보 또한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진보의 승리라고 분석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관념적으로만 존재하고 조직차원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교육계 보수가 선거에서 진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타당한 분석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진영을 갖춘 진보가 개인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진보진영이 이번 선거의 결과를 이러한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국민의 뜻을 제대로 해석하여 4년 간 우리교육의 기본 흐름을 잘 잡아간다면 제도의 근간이 바뀌지 않는 한 상당한 기간 동안 진보의 승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동안 자신들이 비판해왔던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과 유사하게 선거의 결과를 해석하고 행동한다면, 즉 진보 대 보수의 싸움에서 진보가 승리한 것이라고 믿고 진보의 교육이념과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자 한다면 4년 후 유권자들은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2. 정책 갈등 사례
2014년 8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자사고 폐지, 전교조 미복귀 전임자 문제, 역사교과서 논란, 그리고 경기도교육청의 전격적인 9시 등교 실시 등이다. 그 중에서 마지막 문제인 9시 등교 실시에 대해서는 갈등이 크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자사고를 둘러싼 갈등은 교육에 대한 신념과 철학의 차이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제도 도입, 유지 또는 폐지와 관련해서는 체계적인 협의와 공감대 형성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명박정부에서는 여러 반대에도 불구하고 거의 일방적으로 이 제도를 도입하여 반발을 샀다. 진보 교육감들의 경우에는 객관적인 자료에 의거하지 않은 채 ‘일반고 슬럼화’를 주장함으로써 자사고 폐지 주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서로의 힘을 과시하려고 한다면 만일 다음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계 인사가 대거 당선될 경우 혁신학교가 또 유사한 운명에 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갈등을 제대로 관리하며 교육정책의 타당성 및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초정권적인 국가교육위원회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차원의 초정부적인 지방교육위원회를 설립이 시급해 보인다(박남기, 2012). 그렇지 않을 경우 그동안의 기대와 달리 이 갈등은 향후에도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집단 간, 정당 간의 갈등이 원활하게 해소되지 못할 경우에는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송 남발을 막기 위해서는 규정과 관련법을 제정할 때 해석이 애매하지 않도록 명확하게 하고, 정책 수립 시 관련 집단을 최대한 참여시켜 설득과 합의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정책을 수립할 때 법의 테두리에 부합한지 여부를 따지거나 필요한 법적 근거를 동시에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다른 갈등요인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미복직 전임자 문제이다. 교육부는 복직을 거부하는 전교조 전임자들을 직권 면직하라고 교육청에 직무이행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일부 시·도교육청이 이를 따르지 않자 2014년 8월 20일 “9월 2일까지 직권면직 직무이행을 완료할 것”을 재차 촉구하면서 이행하지 않으면 ‘대집행’ 하겠다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 경우에는 교원 인사권이 교육청으로 위임되어 있지만 국가공무원이기 때문에 교육부가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어서 결국은 교육부의 의지대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힘겨루기는 지속되겠지만 이는 법적 권한 소재가 명확하기 때문에 갈등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역사교과서 문제를 통해 볼 수 있듯이 교육계의 갈등은 교육계 내부의 문제인 경우보다는 교육계 밖의 사회적 갈등이 교육계를 통해 투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갈등의 원인이 교육계 밖에 있는 경우에는 그 해결책 혹은 완화책 또한 교육계 밖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갈등 문제를 교육계 안에서 풀려고 하면 오히려 교육계 내부의 갈등만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교육계는 그러한 문제를 스스로 책임지고 해결하려고 들지 말고 교육계가 할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밝혀야 한다. 교육계 밖의 정치권, 학계, 그리고 다른 사회집단에서 해결해주어야 할 부분은 그쪽에서 해결해야 함을 우리 사회에 천명해야 한다. 동시에 그 중에서 교육계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를 밝혀서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때 교육계의 분열이 심화되는 것을 막고, 나아가 그 충돌이 다른 사안으로 번지는 것 또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IV. 맺는 말
우리사회는 아직 갈등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고, 갖추어져 있는 시스템 또한 여러 이유로 해서 아직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조금은 더 많은 고통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우선 당장 해야 할 것은 갈등이 발생할 때마다, 나아가 그러한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미리 교육부와 교육청 권한 및 그 한계를 법과 규정에 명확히 규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규정할 때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은 초․중등교육 정책 결정권을 어느 수준에서 누가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일 것이다. 그리고 만일 중앙정부의 권한을 다시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교육정책 독점은 막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성과가 오랜 후에야 나타나는 교육의 특성을 감안하여 정책의 큰 흐름이 특정 정권에 의해 혹은 교육감에 의해 너무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초정권적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는 꼭 필요해 보인다.
갈등은 마음으로부터 출발한다. 우리 마음에 갈등관리를 위한 방벽을 쌓기 위해 교육계가 우선 받아들여야 할 것은 자기 자신과 마찬가지로 상대방도 교육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과 접근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로가 서로의 진정성을 인정하는 것이 대화와 상생의 출발점이다. 다만 접근 방식에 대해 의견 차이를 보일 뿐이라고 믿을 때 다양한 자료 및 실험에 근거한 논의가 가능해진다. 다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은 인간의 불완전성이다. 불완전한 인간이 모든 변수를 고려하며 완벽한 사고를 하기는 어렵다. 즉,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장도 많은 오류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논쟁을 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는 서로가 상대 관점의 불완전성은 객관화시켜 쉽게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계는 논쟁의 목적이 이 과정을 통해 자기 주장의 한계를 발견하여 보완하고자 하는 것임을 깨닫기를 기대한다. 권력을 가진 특정 개인들과 집단이 교육정책을 독점할 경우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훗날 그들의 판단이 옳았다면 천만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했음이 드러날 경우 모든 결과는 결국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책임져야 한다. 이러한 우려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갈등을 보수 대 진보의 대립으로 몰아가는 대신 중앙정부와 교육감들이 추진해왔던 교육정책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국민 전체의 뜻을 모아가며 새롭게 방향을 정립하도록 하는 좋은 기회로 삼기를 기대한다(박남기, 2010.08).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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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발웹진 2014년 가을호] - [이슈와전망] 2014 한국-세계은행 국제교육심포지엄 개최 의미와 전망



2014 한국-세계은행 국제교육심포지엄 개최 의미와 전망
윤종혁 / 한국교육개발원 글로벌교육연구본부 본부장
이성회 / 한국교육개발원 글로벌교육연구실 연구위원
Ⅰ. 서 론 : 교육혁신과 창의성에 대한 모색
한국은 1960~70년대 교육을 통한 국가발전을 주도함으로써 세계가 주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그리고 이제는 식민지 경험을 가진 개발도상국 지위를 벗어나 21세기 최초의 수원국 출신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으로서 개발도상국을 지원할 정도로 국가 위상이 높아졌다. 이미 한국의 교육은 PISA를 비롯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 등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글로벌 사회에서도 핵심 성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교육의 성과를 공유하고, 성공요인과 교육정책 모델에 대한 확산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육에 관해 ‘지나친 입시경쟁 중심의 교육’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하고 있는 바, 우리 교육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강점은 적극 홍보하고 취약점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
21세기 교육은 창의성을 중심으로 하는 학교를 둘러싼 학습생태계를 통해 다양한 교육주체 간의 지식, 역량, 태도를 길러야 한다. 특히 학교교육은 평생학습을 위한 토대가 되어야 하며,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성 등의 핵심역량을 길러 주어야 한다. 글로벌 교육은 세계 시민이 공유해야 할 핵심가치로 개방, 소통, 협력, 참여 등을 강조하며, 핵심역량으로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 등을 초점에 두고 있다. 미래사회에서 교육은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학습자의 문제해결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높이는 방향으로‘창의성’중심의 교육문화를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 제안한다.


현재 우리 교육은 기존의 교육체계를 탈피하여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적 창조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요청하고 있다. 창의인재가 가진 역량을 발현하려면 지속적인 교육혁신을 통해 개인의 창의성이 국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의 기반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이미 선진국은 21세기형 창의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실천 사업을 통해 교육 시스템의 총체적인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세계은행은 글로벌 사회의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와 선진국의 교육혁신 동향에 주목한다. 세계은행은 한국교육이 지닌 성장 잠재력을 활용하여 교육혁신 전략을 연구하고, 이를 글로벌 교육 시스템에 제공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래서 한국의 전문 교육연구자로 구성된 연구진은 세계은행과 협력하여 교육혁신을 위한 콘텐츠와 전략을 발굴하고자 한다. 이 연구 성과는 2014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될 한국-세계은행 국제교육심포지엄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7개월 여 기간 동안 본 연구진과 세계은행 측은 한국의 교육혁신을 위해 중요한 글로벌 교육콘텐츠, 주로 창의성과 관련된 내용을 공동으로 검토하였다. 양측 연구진 상호간의 견해에 기반을 둔 창의성과 교육혁신 등에 대해 밀도 있는 의견 교환을 나눈 바 있다. 한국교육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도 이루어졌고, 세계은행 측에서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혁신 사례 등도 제공하였다. 이하에서는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의 교육혁신을 위한 목표와 기초 전략 등을 검토하고자 한다.
Ⅱ. 글로벌 시각에서 보는 한국 교육진단
1. ‘창의성’과 ‘혁신’을 강조하는 세계 추세
미국의 유셔프(Shahid Yusuf)는 창의성을 확대함으로써만 혁신이 달성된다는 전형적인 양자 간의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그는 2000년대 이전까지 국가 성장의 원동력이 주로 자본과 기술에 의존하였다면, 2000년대 이후로는 기술, 혁신, 효율성 등이 생산성을 확산시키는 필수요소라고 보았다. 지난 1세기 이상 인류경제 및 사회문화 발전에 기여한 것이 과학기술이며, 이는 현미경, 스캐닝 기술, 수학 등의 원리를 활용하여 슈퍼 컴퓨터를 만들어낼 정도로 다양한 상상력과 기술을 결합한 것이다.


그러므로 교육혁신을 촉발하는 요인은 당면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 자체, 또는 교육역량을 향상시킴으로써 국가 공교육체제를 완성하는 국가 성장전략에서 출발한다. 세계은행 측은 혁신을 추진하는 동력이 문화, 인적자원, 공공정책, 제도, 도시와 시장경제, 혁신촉진자(Enablers), 기업 등 7대 요소에 달려 있다고 본다. 그 중에서 문화와 인적자원은 창의성을 창출하는 기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북유럽 지역의 스웨덴, 핀란드 등은 국가 경쟁력지수가 높으면서도 지속적으로 혁신과 창조활동을 추구하는 측면에서, 비슷한 경쟁력 지수를 가진 스위스보다 경제성장률이 높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인도는 인구대국으로서 잠재적인 성장동력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아동 중의 약 50%가 현재 영양결핍 상태로 보고된다. 심리의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유아기 시절의 충분한 영양 공급은 지적·정서적 측면의 사회성과 인성 함양에 결정적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런 면에서 인도의 부실한 복지정책은 향후 10년 이상 인적자원 관리정책 측면에서 상당히 불안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반적으로 혁신적인 사회복지 인프라를 구축하면, 인적자원 개발을 위해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국가성장동력은 질 높은 교육을 통해 문제해결능력과 창의성, 사회적 소양능력 등을 제고할 수 있으며,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세계은행은 한국과 싱가포르는 미래 성장동력을 점검할 때 우수한 교육 인프라와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혁신을 창출하기 위한 국가 수준의 강력한 지원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교육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각종 규제조치를 완화하고, 고등교육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전략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등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산업역량을 개척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정부 공공정책으로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고 연구 및 기술자 중심의 창조경제를 조성하고 활성화하는 고등교육 혁신이 필수적인 과제로 요청되고 있다.


미국의 교육혁신은 과학기술시장 및 고등교육의 연구활동에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 및 정책을 개선하고 효율적인 출구전략까지 마련함으로써 성공하였다. 특히 미국의 교육혁신은 고등교육 시장 환경이 유리한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국의 교육혁신도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권 대학 및 교육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교육혁신은 혁신을 촉진하는 주체(Enabler), 즉 혁신 촉진자를 통해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전략이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연구 기반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핵심 연구자가 연구개발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기부강좌’혹은‘선도연구’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교육혁신을 추진하는 전략과 관련하여 일반화된 공식은 사실상 있을 수 없다. 국가별 상황과 교육구조, 인적자원의 특성 등을 고려하는 학교교육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나름대로 인간 중심의 효율적인 교육혁신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교육은 궁극적으로 혁신과 창의성 등 두 가지 요소를 적절하게 결합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 한국처럼 중앙정부 등이 주도하는 혁신 전략이 요청되면서도, 동시에 핀란드나 스웨덴처럼 교육실험에 대한 허용적인 태도와 자율적인 역량이 요청되는 지역사회, 비공식 교육구조, 대안교육 시스템, 학부모 및 학생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교육 참여 시스템이 절대 필요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2. 교육혁신을 추구하기 위한‘창의성’의 역할
세계은행이 그간 축적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체로 학교교육을 통해 습득하게 되는 인지능력과 사회정서적인 역량이 교육혁신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본다. 인간이 생애 전체를 통해 형성하는 능력은 인지능력, 사회정서적인 역량, 기술적인 요소로 분류될 수 있다. 앞의 인도 사례에서 소개한 것처럼, 사회정서적인 역량은 유아기 때에 결정적으로 형성된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그 이외의 인지적 능력과 기술 요소들은 학교교육을 통해 습득할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기술요소는 고등교육을 통해 집중적으로 축적될 수 있다.


미국의 교육정책은 노동시장의‘능력’(Skill) 관리전략으로서 인력채용 가능성과 생산성 측면에 유의하고 있다. 이미 세계은행은 노동시장의 능력 측정과 관련하여 ‘발달단계별 역량’(Step Skills)을 측정하기 위한 모듈을 교육현장에서 실천한다. 이는 주로 인지능력과 사회정서적인 소양, 직무 관련 기술력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사회정서적인 소양은 인성, 행동, 위험수용 정도 및 시간관리 능력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체로 창의성은 사회정서적인 소양을 통해 많이 길러질 수 있으며, 열린 마음, 인내심, 자존심, 남에 대한 배려, 애타심, 협동심 등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헤크먼(Heckman) 등의 연구에 따르면, 인성 기능은 가정, 환경 등을 통해 형성된다고 보았다. 사회경제적인 지위와 학교시스템이 인성과 지능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학업성취도와 연계됨으로써 문제해결능력, 혁신,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는 창조경제의 기반이 형성된다. 학교교육을 통해 창의적이며 실제적이고 분석적인 지적 능력을 유연하면서도 다양하게 육성할 수 있다. 영국에서 수행한 인성연구 결과에 따르면 창의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 훨씬 효과적이며, 사회적 긍정 효과도 11% 포인트 이상 오르는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실상 인성과 인지능력은 인간의 전 생애에 걸쳐 지속적으로 변화하면서도 10~15세 사이에 결정적인 변화 국면을 맞게 된다. 그러므로 사춘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근면성과 성실성, 인내와 끈기 등의 사회정서적인 역량을 키우기 위한 인성교육이 창의성 중심 교육의 밑거름으로 중시되어야 한다.


실제로 베트남은 미래 지향적인 교육전략에 대해 검토하면서 사회정서적인 역량을 중심으로 창의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의 16~24세 청소년의 독서능력은 독일, 오스트리아와 유사한 수준이며, 이를 동아시아 지역 국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등교육 혁신전략을 실천한다. 베트남은 세계은행의 자문을 토대로 하여 고급 노동력을 육성하는 전략으로서 문제해결능력, 새로운 영역을 탐구하고 개척하는 호기심, 동료와의 상호 의사소통 및 협력, 리더십을 기르기 위한 교육활동을 학교교육의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학교교육을 혁신하기 위한 창의성 중심 교육은 새로운 방식의 교육을 통해 평가과정까지 학부모가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또한 학교교육을 혁신하기 위해 소규모 인원으로 구성된 학급운영을 권장하고, 기존의 주입식 교육을 토론중심 의 수업으로 바꾸는 등 학생의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는 방식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이는 교사-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중시하고, 학생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참여를 중시하는 수업체제로 전환하는 혁신 전략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 교사의 우수한 역량이 학생의 창의성 계발에 중요한 전제조건이 될 수 있는데, 이는 교사 간의 능력 편차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교육혁신은 열성적인 교사를 중심으로 학생의 사회정서적인 역량을 계발하기 위한 전략에서 출발해야 한다.
3.‘실패·위험과 창의성’을 결합한 교육혁신 추진 전략
현재 미국의 실리콘밸리 창업을 주도하는 기업인은 인도, 중국, 한국 출신 25~50세 계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현대․삼성 등 글로벌 대기업의 혁신주도 전략’과 결합한 전통적인 주입식 교육을 받은 인재로서, 동시에‘미국식 혁신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실리콘밸리 창업을 선도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대학원교육과 한국의 전통교육이 결합하여 성공한 대표적인 융합교육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교육을 통한 성공 사례를 중시하는 동양식 인문주의 교육, 그리고 합리적 사고와 실천 경험 등을 중시하는 서구 실증주의 교육이 상호 Win-Win하는 유연한 방식으로 결합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미국사회에서 교육혁신은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체험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교육혁신은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과 실패사례에 대한 교훈도 소중한 성과로 인식한다. 반면에 동아시아 지역은 혁신에 실패하는 것이 개인의 귀속요인에 따른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패 및 위험 등의 불안요소를 단순히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적인 풍토와 연계시키는 방식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런 사례는 핀란드의 교육혁신에서 잘 나타난다. 핀란드는 위험요인 및 실패사례 그 자체를 교훈으로 삼아서 해당 정책의 오류를 극복하는 방식의 혁신을 일상화하고 있다. 국민적인 논란과 쟁점이 되었던 초‧중‧고교의 영어교육을 활성화시킨 정책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교육혁신은 제2의 기회(Second Chance)를 보호함으로써 실패 경험을 계기로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는 교육정책을 창출할 수 있는 교육철학을 요청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창의성은 개별 학생을 중시하고, 특히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 학교 내외의 트러블메이커’를 각별히 배려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창의성은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으려는 교사의 노력과 헌신, 학생․학부모가 학교 권위에 도전하는 과정 그 자체를 중시한다. 그러나 아시아 문화는 학업성취도를 중시하며, 학생의 학업성취 정도에 가족이 스트레스를 받는 등 교육외적인 배경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미국의 학교생활은 학교가 수업을 통해 학생이 성취하는 과정 그 자체를 중시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체험과 사례를 접함으로써 창의성을 신장하도록 하며, 학제 간 연결 방식으로 교과활동을 구성한다.


미국의 대도시 중심 자율학교는 세미나 및 토론학습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창의성을 기르며,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팀 중심의 협력 학습을 기본으로 한다. 이와 같이 다양한 방식의 교육혁신과 창의성을 통해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은 교육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질 높은 교육을 받은 인력이 경제성장을 수행하는 기반으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교육의 독자적인 기능인 것이다.
Ⅲ. 한국의 교육혁신을 위한 과제와 전망
1. 창의성 중심 교육혁신의 쟁점과 과제
한국의 교육혁신은 한국교육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글로벌 수준의 최근 교육혁신전략을 접합시킬 수 있는 개혁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혁신과 관련하여 세계은행 측이 검토하는 5대 쟁점이 깊이 있게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교육혁신에 대한 교사와 학부모의 논의 내용 등이 수렴되어야 한다. 즉, 교육혁신의 추진 절차 속에서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할 역량은 어떤 내용으로 채워져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와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교육혁신의 주체인 학생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서 새로운 시스템과 학습동기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셋째, 성실성과 끈기,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 동정심 등을 인성교육의 핵심요소로 활용하는 교육혁신이 되어야 한다. 인성과 같은 사회정서적인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가정, 학교, 지역사회가 연계하는 혁신이 추진되어야 한다. 넷째, 교육혁신을 위한 과제로서 한국의 대학입학 경쟁체제 및 경쟁률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고찰해야 한다. 즉, 한국의 지나친 대입경쟁이라는 교육적 위기 및 ‘문제점’자체가 오히려 혁신의 추진요인이며 자산이 될 수 있다. 다섯째, 다양한 기술역량을 체험한 학생이 고등교육을 혁신하는 전략 실무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실천해야 한다. 즉, 교육혁신은 다양한 기술역량을 중심축으로 하면서 인지 및 비인지 요소를 기를 수 있는 역량 중심의 시스템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교육혁신을 실천하는 과정은 합의를 통한 국민적인 응집력을 발휘하기에는 순탄치 않아 보인다. 예를 들면, 교육과정을 개혁하고자 할 때 지역사회 수준의 개혁은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지만, 국가 수준에서 합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현재 한국의 교육과정을 혁신하기 위해 독일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은 지방교육 혁신에 중점을 두는 반면에, 한국은 중앙정부가 직접 사교육 경감대책과 관련하여 방과후교육 등을 강조하는 측면에 초점을 두고 있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교육혁신은 창의성 개발과 관련하여 교육문화를 광범위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즉, 교육의 영역을 전반적으로 확대하는 방식, 즉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문화 등으로 관심 영역을 넓힐 필요가 있다. 세계은행 측은 한국의 교육혁신과 창의성을 조합하는 교육실천 과제로서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첫째, 창의성 지표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쟁점, 즉 창의성을 통해 교육이 성공하기 위한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면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한국인 사례를 분석하고, 그와 관련된 지식 배경 혹은 사회적 환경 측면에서 창의성 지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둘째, 교육문화를 성공적으로 혁신하는 것과 관련한 보상체계와 후속조치를 고려해야 한다. 창의성 개발은 가정과 지역사회가 참여하여 성과 및 파급효과가 긍정적으로 확인되는 등 학부모가 동의할 수 있는 교육문화의 개혁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셋째, 창의성을 육성하는 전략으로서 한국의 대입제도 개선, 자유학기제 등의 혁신사례가 지닌 문화적 배경을 분석해야 한다. 즉 문화와 연결된 ‘성과에 따른 긍정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성공 사례를 수집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교육시스템 발전전략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2. 세계은행과의 공동연구를 통한 교육혁신 전망
현재 한국정부는 유아 및 초‧중등교육을 발전시키기 위한 혁신전략으로서 교육과정 개혁, 교원정책의 개선, 디지털 학습생태계의 발전, 그리고 이를 포괄하는 교육문화를 정착시키는 4대 전략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창의성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혁신을 통해 고등교육시스템을 재구조화하고, 창조경제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창업 중심의 직업기술훈련과 ‘100세 시대’의 평생학습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위해 세계은행 측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글로벌 교육혁신과 창의성 등을 검토하고, 한국적 상황에 적절한 교육혁신 전략을 구상한다. 궁극적으로는 창의성에 기반을 두고 교육혁신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교육강국’을 실현하는 것이 한국 정부와 세계은행 간의 국제공동연구가 추진하는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즉, 교육혁신을 통해 안전하고 즐거운 학교가 실천하는 행복한 교육을 달성함으로써 글로벌 역량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자는 것이다.
이미 지난 1년 동안 한국의 연구진과 세계은행 교육전문가 사이에서 교육혁신을 실천하기 위한 많은 내용을 검토하였다. 특히 지난 6개월 동안 한국과 세계은행 연구자 간의 상호 방문 및 연구 교류를 통해 창의성 중심의 교육혁신을 완성하는 것과 관련된 핵심 콘텐츠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다. 양측은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완성하는 창의성 중심의 교육혁신 방안을 글로벌 시각에서 공식으로 선포하는 학술대회 개최에 합의한 바 있다.
3. 11월 4일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연구성과 발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2014년 11월 4일 서울에서 그간의 공동연구 성과를 발표하기 위한 국제교육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 심포지엄은 세계은행 김용 총재를 포함하여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헥크먼(J. Heckman) 등의 세계적인 석학과 저명한 글로벌 학계 인사, 그리고 국내외 교육, 경제, 기업, 대학 등의 석학을 비롯한 교육전문가, 일반국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열린 토론의 장이 될 것이다. 이 심포지엄을 계기로 하여 학생, 학부모, 현장교사 및 국민들이 함께 한국의 교육혁신을 검토하고 공론화하는 장이 마련될 것이다.


한편 세계은행은 교육혁신을 통한 한국과 세계와의 만남 전략에 집중한다. 세계은행과 한국 연구진이 함께 조성한 교육혁신 콘텐츠를 발굴하고 공개하며 실천하는 과정 등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 이는 한국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아프리카, 중남미 등의 개발도상국과 구미 선진국의 교육혁신 지원을 위한 벤치마킹 사례로 확산될 것이다. 11월의 국제교육심포지엄이 한국의 교육개발 경험 및 교육혁신방안을 세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교육개발웹진 2014년 가을호] - [세계의교육] 자유로운 영혼을 키우는 ‘카이로 한국국제학교’

자유로운 영혼을 키우는 ‘카이로 한국국제학교’
김윤기 / 안산송호고등학교 교감
2014년 세계수학자대회가 서울에서 8월 13일 열렸다. 4년 마다 열리는 수학올림픽으로 불리는 이날 행사에서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들의 공통된 지적이 수학을 즐길 수 있게 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수학 포기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수학은 즐기는 과목이 아니라 어렵고 머리 아픈 과목으로 인식될 뿐이다. 그렇다고 한국 수학이 밑바닥이라는 말은 아니다. 20세 미만 중·고등학생이 참여하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 1995년 참가한 이래, 한국 성적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12년엔 1위, ’13년에는 2위를 차지하는 등 오히려 해외에서 수학 강국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올림피아드에선 세계 최강국이지만, 학교 교육에선 수학 포기자가 늘어나는 현실은 소득 양극화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듯이, 심각한 수학교육의 양극화가 아닐 수 없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문제풀이 방식을 유도하기보다 반복적인 단순 문제풀이와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를 풀도록 만드는 문제풀이 기계로 만드는 교육이 문제라는 것이다.
“좋은 대학을 보내려면 수학을 잘해야 하고, 좋은 직장은 잡으려면 영어를 잘해야 하고,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인성이 좋아야한다.”라는 말이 있다. 궁극적으로 인성이 중요함을 말하는 것 같지만, 당장 눈앞에 놓인 좋은 대학을 보내기위해 수학을 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이처럼 우리의 수학교육이 대학 진학의 도구로서 자리매김되기에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지루하고, 재미없고 하기 싫은 과목으로 치부하는 것이다. 세계수학자 대회에서 수학천재들이 “아이들이 수학을 잘하도록 하고 싶으면 호기심을 죽이는 문제 풀이 중심의 수학 교육부터 바꿔야 한다.”라는 지적을 실천하는 나라가 있다. 스핑크스와 피라미드의 나라 이집트다.
세계 문명의 발상지 이집트
고대문명의 발상지로서 이집트는 북아프리카에 위치하고 있다. 지중해와 홍해를 연안으로 동쪽으로 가자지방과 이스라엘, 서쪽으로 리비아, 남쪽으로 수단과 인접된 나라다. 나일강이 남쪽으로부터 지중해를 향해 북쪽으로 흐르기에 대부분의 거주지가 나일강을 둘러싸고 있다. 역사학자 헤로도투스의 말처럼 나일강이라는 신의 축복을 받은 이집트는 BC 3000~2700년경 성립되어 발전해왔다. 1882년 수에즈 운하 보호를 명분으로 영국의 지배를 받기도 했지만, 1922년 독립되었다. 현재 정식명칭은 이집트 아랍공화국(Arab Republic of Egypt)이며 수도는 카이로다. 16세기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았으나 지금은 약 8천 4백만명 수준이다. 이집트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주요 산업으로는 농업부분에선 옥수수, 사탕수수, 밀, 쌀 등을 연간 2모작 또는 3모작으로 재배한다. 농업과 함께 석유자원도 이집트 경제의 한축으로 최근 정유 산업이 발달하고 있다. 이집트는 인구의 90%가 이슬람교도로 알려져 있으며, 전국 각지에 세워진 이슬람 사원만큼 하루 다섯 차례의 예배와 라마단(斷食月) 준수, 남녀동석금지, 남성중심의 문화 등 생활 곳곳에 이슬람 종교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과는 1995년 수교를 시작하여 ‘97년 투자보장협정, ‘98년 무역협정 등을 통해 ‘99년 과학기술양해각서, 외교연구원간 협력의정서 및 원자력협력의정서에 서명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집트 교육체계와 수학교육
이집트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 9년간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인구의 상당수가 문자해독능력이 부족하다. 3,000년 전에도 문자를 사용해 세계 최고(最古)의 문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집트에 문맹률이 높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이집트 교육 체제는 중앙집권적이며 학교제도는 크게 국립학교와 사립학교로 양분된다. 국립학교의 경우 초등에서 대학까지 전적으로 국가가 학비를 부담하고 있다. 초등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일반 대학교 4년, 공과대학교 및 약학대학교, 법과대학교는 5년, 의과대학교는 7년의 수학기간을 정해놓고 있다. 그 외에 알 아즈하르(Al-Azhar)로 불리는 종교기관에서 운영하는 교육기관이 있다. 알 아즈하르는 일반교육기관과 똑같은 수학기간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지만, 주로 이슬람문화와 역사 종교 등을 가르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교육내용을 가지고 있다. 알 아즈하르도 국립학교처럼 무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이집트의 수학교육은 나일강의 범람으로 인한 측량술과 관련 깊다. 헤로도투스가 『역사』에서 “왕은 모든 이집트인에게 땅을 나누어주고 그 토지로부터 얻은 수확에서 세금을 거두어 들였으나 나일강의 대홍수로 땅이 황폐해지고 구분이 없어지면 왕은 다시 토지를 측량하고 세금을 조정하였다.”라고 밝힌 것처럼 사각형뿐만 아니라 ∏(파이)의 개념이 없을 때 원형의 땅 면적을 구하고, 세금으로 쌓아놓은 농산물의 부피를 구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일찍부터 발달한 곳이다. 또 기원전 2,500년 전에 세워진 피라미드가 아직까지 건재한 것도 그 바탕에는 수학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피라미드를 건설한 노동자들의 식량을 분쟁 없이 배분할 수 있었던 것도 분수의 개념을 일찍부터 활용했기 때문이다. 분수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면, 빵 9개를 10명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주는 것이 그 당시로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처럼 이집트에서 수학은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왔고 오늘날까지 그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사막에 핀 꽃 카이로 한국학교
이집트 내 한국교민과 한국정부의 후원을 바탕으로 1979년 아프리카 지역에서 한국학교로 가장 먼저 문을 연 카이로 한국학교는 대사관의 부속건물에서 출발하였다. 당시 한국과 이집트는 국교를 수립하기 전이었지만, 교민들은 자녀들의 한국어 교육과 한국인으로서 혼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한국학교 건립에 온 힘을 기울인 결과였다. 그 후 1980년에 당시 문교부 정식 인가를 받고 2000년 9월 뉴카이로 지역으로 교사를 이전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카이로 한국학교를 거쳐 간 학생들만 1500명이 넘을 정도로 동포교육에 큰 역할을 해왔는데, 이러한 성과 뒤에는 한국정규 교육과정운영과 함께 영어, 아랍어 등 외국어 교육도 함께 힘쓴 결과다.


카이로한국학교는 “바른 심성을 갖추고, 스스로의 능력을 계발하여 미래를 가꾸는 세계를 선도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육성”이라는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카이로한국학교 고현석 교장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13년 한 해 동안 전교생 건강검진, 신체발달검사, 줄넘기 급수제, 동요 뽐내기 대회, 종합학습보고회, 주 3시간 예술적 감각 계발을 위한 방과 후 활동 등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전교생 모두가 협동심을 기르고 함께 자라는 형제와 같은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1박 2일의 뒤뜰 야영도 성공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20여 명은 한국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있는 행사지만 해외에선 생소한 구호 만들기, 잠행, 촛불의식 및 부모님께 편지쓰기, 미션 수행, 장기자랑 및 레크레이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야영활동에 참여한 김은설 학생(여, 5학년)은 “음식을 준비하고 모두가 함께 잠을 자면서 동생을 얻은 것 같았고, 촛불의식을 통해 타국에서 고생하시면서 우리를 길러주시는 부모님께서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며 이번 야영활동이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심성을 순화하고 평생 음악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격월제로 열리는 소음악회는 학생들이 무엇보다 좋아하는 행사다. 평소 배운 악기 실력을 드러내며, 틀리고 매끄럽지 않아도 모두가 즐겁게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이 행사를 통해 많은 아이들은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학교장은 말했다. 안동균 학생(남, 3학년)은 “많이 떨리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연습도 많이 했었는데, 막상 연주가 끝나고 나니 마음이 너무 가볍고 다음에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연주를 들은 이강산 학생(남, 6학년)의 어머니는 “한국학교에서 꾸준히 가르쳐 준 덕분에 우리 아이의 실력이 계속 늘고 있어 기쁘고 감사하다.”며 학생들의 전인교육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그 외에도 카이로 한국학교는 한국과 달리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의 다양한 활동지원을 위해 월별 도서 행사, 과학행사 주간 운영(카이로뉴턴대회), 한국의 한자 급수 능력 검정시험, 교과서 등과 연계한 학년 통합 한자 급수제 운영, 한컴타자연습 프로그램을 활용한 한글·영어 타자 급수제도 실시한다.


학부모들이 무엇보다 만족하는 것은 외국어 교육이다. 해외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영어와 아랍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도록 저·고학년으로 구분하여 주 10시간의 영어 수업과 주 1시간의 아랍어 수업에 큰 만족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속에 세계인으로 육성되도록 정체성 교육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나는야 한국인 대회, 정음캠프, 태권도교실, 풍물놀이, 여름 방학때 운영되는 풍물, 우리 역사 알기, 전통놀이, 독서’ 등도 학생들에게 어휘력 신장과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고현석 교장은 말했다.
사막의 모래를 옥토로
사막의 모래가 옥토로 바뀌는 것이 단기간에 되지 않는 것처럼, 카이로 교민들로부터 학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고현석 교장은 재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 조사를 통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학교가 재학생만을 교육대상으로 여기는 것에 비해 카이로 한국학교는 졸업한 아이들까지 토요학교를 통해 한국어, 문학, 한국사, 수학 등 중학교 및 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그 결과 2012년 전년 대비 학생은 6.25% 증가했고 만족도는 89.48% 기록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한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 다니는 것을 무척 즐거워한다. 부모로서 학교교육과정 운영에 만족하며 무엇보다 아이를 학교에 믿고 보낼 수 있어서 좋다.”며 카이로한국학교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표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과정을 마친 후 국제학교로 진학하는 아이들이 상급학교에서 영어로만 진행하는 수업에 연착륙하기 위해선 영어수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학부모들은 말한다. 아직 학부모들의 요구를 100% 만족시킬 순 없지만, 학생들이 요구하는 충실한 한국 정규교육과정 운영과 함께 상급학교에서 요구하는 영어 영역 강화와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아랍어의 기초를 닦아주는 방안에 대해 끝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학교 측은 말했다. 모래가 옥토로 바뀔 때 새싹이 자랄 수 있듯이 학부모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카이로 한국학교가 나일강처럼 큰 자취를 남기는 날을 기다려본다.
참고문헌
『풍요의 강 나일』, 베이징대륙교문화미디어 엮음, 박한나 옮김. 산수야
『말많은 이집트 지식여행』, 시바사키 미유키 글그림, 박정임 옮김 서해문집
『행복한 교육』, 교육부 2013.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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